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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해 진술 주저해 죗값 못 물은 성폭력, 9년 만에 단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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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천안장애인성폭력상담소 조회 426회 작성일 22-07-26 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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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법조계에 따르면 부산지법 형사6부(김태업 부장판사)는 유사강간 혐의로 기소된 A 씨에게 징역 5년을 선고했다. 아울러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40시간 이수를 명령했다.

1심이 인정한 범죄사실을 보면 A 씨는 2013년 6월 17일 부산 한 노래방에서 중국인 여성 B 씨를 추행하면서 머리를 벽에 부딪히게 했다. A 씨는 또 다음 날 B 씨를 자신이 묵는 여관으로 데려가 유사 성행위를 요구하는 과정에서 재차 그를 폭행했다.

폭행으로 B 씨는 입술 안쪽이 터지고 어깨와 뒷머리, 무릎 등에 멍이 들었다. 이를 두고 A 씨는 그가 노래방 계단에서 굴러 생긴 상처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법원은 법의학자 소견을 바탕으로 A 씨가 그의 어깨를 잡고 강제로 무릎을 꿇려 생긴 상처라고 판단했다. B 씨의 신체에서 A 씨의 것으로 보이는 DNA(Y-염색체)도 검출됐다.

이 사건은 2013년 6월 발생했다. 그러나 기소가 이뤄진 건 4년 뒤인 2017년 6월이다. 그사이 검찰은 사건을 ‘혐의 없음’으로 불기소 처분했다. 사건 직후 B 씨가 자기 남편에게 “괜찮다”는 취지로 말한 점, 지구대와 병원에서도 구체적인 피해 사실을 말하지 못한 점 등이 불기소의 근거가 됐다. 반면 재판부는 B 씨가 상황을 제대로 말하지 못한 건 성폭행 피해자가 주변 인물의 오해를 우려해 진술을 주저하는 모습을 드러낸 것이라고 봤다.

불기소 이후 다행히 수사 재기 명령이 떨어지면서 다시 조사가 시작됐다. 그러나 재차 참고인 중지(사건 참고인과 연락이 닿지 않아 수사 중단) 처분이 내려지면서 시일이 걸렸다. 이 때문에 B 씨는 한국의 사법기관을 신뢰할 수 없다며 서면으로 자신의 의견을 제출한 뒤 중국으로 귀국했다.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하라는 요청도 거절했다.

재판부는 “사건 당시 성폭행 피해를 제대로 표현하지 못하는 등 ‘피해자다움’이 나타나지 않았다고 피해자를 비난할 수는 없다”며 “신속한 사법 절차로 피해자의 아픔을 어루만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경각심을 갖게 하는 사건”이라고 평가했다.

검찰은 A 씨를 유사강간 혐의로 기소했으나 재판부는 이 죄가 신설돼 시행된 시점은 사건 발생일 바로 다음 날(2013년 6월 18일)이라 적용이 불가하다며 강제추행 치상으로 이 사건을 정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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