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섭식장애 해결, 가족 관계가 중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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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천안장애인성폭력상담소 조회 4회 작성일 22-09-22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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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만화 영화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에서 요괴에게 관심을 갖게 된 센. 요괴는 무엇을 원하는지 정작 자신도 모른 채 주변의 모든 것들을 먹어 치운다. 적당한 관계 이상으로 절대 넘어서지 않는 센에게 화가 난 요괴는 끔찍한 본색을 드러낸다. 요괴가 그렇게 주구장창 먹기만 하면서 진정 원하는 것은 무엇이었을까?

영화에서 요괴는 가면과 옷만 있을 뿐 자기는 없다. 목소리도 남의 목소리, 사랑을 얻기 위해 주는 금 덩어리도 가짜였다. 그 요괴가 사랑인 줄 알고 삼킨 것들은 결국 뱉어내어야 했던 것들이다.

음식이 가지는 의미는 다양하겠지만, 그중에서도 사랑, 자아상과 관련이 깊다. 거식증 환자들은 외모를 통해서 사랑과 관심을 받고 싶어하는 경우가 많다. 이런 환자들은 어린 시절 자신의 애착대상으로부터 충분한 사랑을 받지 못했다고 기억하며, 어떻게 해서든 그때 받지 못한 인정과 사랑을 받고 싶어한다. 인정받는다는 확신이 없으면 존재감이 불투명해진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그래서 더욱 아름다운 외모에 집착하며 사회에서 아름답다고 선전하는 외모 기준에 자신을 맞추려 애를 쓴다. 그것이 그나마 가장 쉽게 관심과 사랑, 인정을 받을 수 있는 방법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섭식장애의 원인에는 생물학적인 요인, 사회적인 요인들도 제시되고 있지만, 성격적인 부분과 가족 요인도 분명히 존재한다.

섭식장애의 성격적인 요인

자기주장을 잘 못하는 성격
거식증이나 폭식증 환자들 중 상당수가 자기주장이나 거절을 하지 못 하는 ‘착한’ 성격을 가지고 있다. 이들은 친구들과의 관계에서도 늘 양보만 하고 희생적인 태도를 취하기만 한다.

겉으로는 별문제 없이 잘 지내는 것 같기는 하지만 이들의 내면에는 두려움과 걱정이 가득 차 있다. 이들은 대개 거절을 하는 것을 무례하다고 느끼고, 자기 생각을 표현하는 것을 상대방을 향해 공격하는 것이라고 느끼는 경우가 많다. 그 이면에는 자신이 거절이나 부정의 메시지를 받지 않았으면 하는 욕구, 즉 본인이 타인에게 거절당하지 않고 늘 사랑 받고 싶은 욕구가 존재하고 있다.

그러나 어떻게 모든 사람에게 사랑만 받을 수 있고, 단 한번의 거절도 받지 않을 수 있겠는가. 이런 바람이 비현실적이라는 것부터 깨달아야 한다. 때론 거절당하고 사랑 받지 못하는 경우도 있을 수 있으며, 그것이 보통의 삶이라는 것을 마음 깊이 받아들이는 것부터가 회복의 첫걸음이다.

자신에 대해 엄격한 성격
섭식장애 환자들 중 많은 이들이 완벽주의자적인 성향을 보인다. 또 지나치게 높은 부모의 기대 수준을 맞추기 위해서 지독하게 자신에게 엄격한 경향을 보이는 이들도 있다. 대개 섭식장애가 나타나는 시기는 청소년기이지만, 생물학적이고 가정적인 문제는 그 이전부터 시작된 경우가 많다.

그 외 유전적으로 섭식을 잘 못하는 기질을 가지고 있다거나, 마른 몸매를 강조하며 다이어트를 강요하는 사회분위기 등과 같은 유전적 요인이나 사회적 요인 역시 섭식장애의 이유가 될 수 있다. 이 경우 유전적 소인을 바꿀 수 없고, 사회 분위기에 맞서 혼자 용감하게 반기를 들게 하기도 어려운 일이라 치료가 더 힘들 수도 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하더라도 스스로가 자신의 몸과 건강에 대해 적절하게 생각하고 판단할 수 있도록 돕고, 자신의 가치관에 대해 자긍심을 지니고 살아갈 수 있도록 하는 일은 중요하다.

환자의 부모나 주변인들은 환자가 사회생활을 하는데 필요한 여러 가지 기술이나 방법 등을 익혀 자신감을 찾을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환자 본인도 그런 방법을 통해 장애를 극복하도록 스스로 노력하는 것이 중요하다.

섭식장애의 가족 요인

부모의 과잉보호와 과잉간섭
직접적인 원인이라고 보기는 어렵지만, 경우에 따라 가족 내의 구조나 관계가 섭식장애 증상을 유지시키고 악화시키는데 영향을 미치기도 한다. 가장 흔하게 볼 수 있는 가족 병리는 부모의 과보호와 과잉간섭이다. 이런 가족들은 가족 간에 경계가 없고, 너무 밀착되어 있어 세대간 경계가 불분명하다.

부모들은 대개 자식들에 대해서 “우리 아이는 너무 어려서 이런 걸 할 수 없어요”, “부모인 우리가 방문 잠그고 자면 아이들이 너무 서운해 해요”라고 말한다. 많은 부모들이 아이를 험한 세상으로부터 보호하는 데는 열심이지만 자립심을 키워주는 것은 어려워한다. 그런 환경에서 자란 아이들은 결국 독립적으로 무언가를 하는 것을 포기하기 마련이다. 이런 아이들은 자신에 대해서 불확실감과 열등감으로 가득 차게 된다.

이들은 부모가 원하는 것, 부모를 기쁘게 하는 것을 이루기 위해서 완벽하게 자신의 할 일을 하기는 하지만, 내적으로는 늘 불안하고 공허해 한다. 여기에서 오는 고통을 잊기 위해, 유일하게 조절 가능한 체중조절에 매달리게 되는 것이다. 체중 조절에 성공함으로써 자신을 통제했다는 성취감을 맛보는 것이다. 이를 자기 효능감(self-efficacy)라고 한다.

섭식장애 치료의 핵심 요소는 가족의 지원

섭식장애를 치료하기 위해서는 가족의 도움이 반드시 필요하다. 특히, 18세 이하 신경성식욕부진증 환자에 대해 가족치료가 효과적이라는 사실은 여러 연구를 통해서도 입증됐다. 섭식장애 증상 자체를 개선시키기 위해서도 가족의 참여가 절실하지만, 아울러 위에서 언급한 가족 내 구조에 문제가 있다면 다른 관점에서라도 이에 대한 변화는 필요하다.

먼저, 증상 자체의 호전을 위해서 가족은 도움이 되는 행동과 태도는 강화하고, 섭식장애를 악화시킬 수 있는 행동은 줄여나가도록 도와야 한다.

초반에는 부모가 책임지고 섭식에 대한 주도권을 가지면서 나이에 맞게 식사 계획 등을 함께 세우고 식사를 제공해 준다. 섭식장애의 자녀가 체중이 거의 회복됐다면, 점차적으로 식사에 대한 통제권을 자녀에게 넘겨주도록 한다. 아울러 건강 회복을 위해 그간 미뤄놓았던 다른 문제들에 대해서도 함께 논의하기 시작하는 것이 좋다.

이를테면 부모의 과잉보호 등에 대해 어떻게 생각해 왔는지, 무엇이 힘들었는지 등에 관한 대화를 시작하는 것이다. 다시 말해, 부모의 입장에서는 적절한 훈육과 사랑을 위해 취해야 하는 태도를 가져왔었는지, 환자인 자녀 입장에서는 자신에게 파괴적이기까지 했던 부모를 향한 무모한 태도나 행동들이 있었다면 변화시켜 나가는 일들을 서로간에 정리하고 다짐하는 것이다. 이러한 의사 소통은 가족 내에서 이제까지 무엇이 문제였는지, 그것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어떤 건강한 점들을 남기고 변화를 시켜야 할 지 알 수 있게 해 준다.

자아형성에 방해를 주었던 가족관계 요인들을 하나씩 개선해가면서 섭식에 대한 통제권을 아이가 안전하게 가지게 해 주는 과정은 자녀로 하여금 올바른 자아상을 갖게 만들어줄 것이다. 이것은 곧 성인으로서 진정한 정신적 독립을 수립해 나가는 과정이자, 청소년기의 발달 과업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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