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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판이혼 사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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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천안장애인성폭력상담소 조회 573회 작성일 22-04-11 1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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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어떤 이유로 이혼하고, 또 법은 어떨 때 이혼을 받아들일까? 이번 장에서는 이혼 사유에 관해서 알아보겠다. 부부 사이에 금이 갔다. 아내는 이혼을 원하고 남편은 화해하고 살겠단다. 이때 누구 말이 더 타당한지 판단하기란 쉽지 않다. 재판을 하는 판사라고 해도 마찬가지다. 그렇다면 뭔가 기준이 있어야 하는데, 민법은 재판상 이혼원인을 정해놓았다. 민법 제840조를 보면 부부의 일방은 다음 각 호의 사유가 있는 경우에는 가정법원에 이혼을 청구할 수 있다.

재판상 이혼원인
① 배우자에 부정한 행위가 있었을 때
② 배우자가 악의로 다른 일방을 유기한 때
③ 배우자 또는 그 직계존속으로부터 심히 부당한 대우를 받았을 때
④ 자기의 직계존속이 배우자로부터 심히 부당한 대우를 받았을 때
⑤ 배우자의 생사가 3년 이상 분명하지 아니한 때
⑥ 기타 혼인을 계속하기 어려운 중대한 사유가 있을 때
민법 제840조

법으로 이혼 사유를 정해놓았기 때문에 역으로 여기에 해당되지 않으면 재판이혼을 청구할 수 없다는 말이 된다. 그러면 이혼 사유를 하나씩 짚어보자.

민법 "외도 ・ 폭행 ・ 학대 ・ 부양포기 있었다면 이혼 가능"

먼저, 1호에 나오는 '부정한 행위'는 외도나 불륜을 떠올리면 된다. 바람을 피우는 남편(또는 아내)은 누가 보더라도 당연히 이혼감이다. 그런데 재미있는 사실이 있다. 배우자가 외도에 동의했거나 용서한 뒤라면 다시 문제 삼을 수가 없다. 또한 배우자가 바람을 피운 것을 안 지 6개월(또는 바람을 피운 지 2년)이 지나면 이혼 사유로 주장할 수 없게 된다.

그 다음으로 2호 '배우자가 악의로 다른 일방을 유기한 때'이다. 판례는 "배우자가 정당한 이유 없이 서로 동거 ・ 부양 ・ 협조하여야 할 부부로서의 의무를 포기하고 다른 일방을 버린 경우"로 해석 한다. 쉽게 말하자면 처자식을 뒷전에 제쳐두고 '딴살림'을 차린 남편은 이혼을 당하게 된다는 말이다.

다음으로 3호와 4호를 살펴보자. 이것은 아내가 남편에게, 며느리가 시부모 등에게 아주 부당한 대우를 했거나 받았을 때를 말한다. 그런데 법에 나오는 '심히 부당한 대우'는 어느 정도를 말하는 것일까?

판례에 따르면 "혼인관계의 지속을 강요하는 것이 참으로 가혹하다고 여겨질 정도의 폭행이나 학대 또는 모욕을 받았을 경우"(대법원 2003므 1890 사건 등)를 말한다. 이혼사건의 상당수는 가정폭력이 원인이 되고 있다. 정리해보면 법에 나온 재판이혼 사유는 주로 외도, 폭행, 협박, 학대, 가족 부양포기 등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기타 혼인 계속하기 어려운 중대한 사유

한 가지가 더 남았다. 가장 논란이 되는 6호 '기타 혼인을 계속하기 어려운 중대한 사유'(이하 '기타 사유')이다. 대법원은 이렇게 판단한다.

"'기타 혼인을 계속하기 어려운 중대한 사유가 있을 때'는 부부간의 애정과 신뢰가 바탕으로 되어야 할 혼인의 본질에 상응하는 부부공동생활관계가 회복할 수 없을 정도로 파탄되고, 그 혼인생활의 계속을 강제하는 것이 일방 배우자에게 참을 수 없는 고통이 되는 경우를 말한다."
대법원 2002 므 159 판결 등

이런 '도덕적'인 설명만으로는 잘 이해가 되지 않을 테니 좀 더 구체적인 사례를 들어보겠다.

사례
구신랑(가명) 씨는 베트남에서 20세 연하의 신부와 결혼했고 혼인신고까지 마쳤다. 현지에서 결혼식까지 올리고 이제나 저제나 신부가 입국하기를 기다리던 구 씨는 충격적인 소식을 들었다. 아내가 현지에서 베트남 남자와 결혼했으며, 한국으로 오기를 거부한다는 것이다. 그는 이혼 소송을 택했다. 법원은 혼인유지가 곤란하다고 인정하여 이혼판결을 내렸다.

최근 국제결혼이 늘어나면서 안타까운 이혼사연이 제법 눈에 띈다. 특히 늦은 나이에 동남아 국가 출신 신부를 맞은 남성들이 신부가 입국 후 바로 자취를 감추거나 가출했다면서 법원에 호소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비단 국제결혼이 아니더라도 부부 한쪽이 무단 가출하여 오랫동안 연락이 끊겼거나 행방을 알 수 없을 때는 대부분 이혼이 인정된다. 또한 장기간 별거에 들어갔다가 결혼생활에 마침표를 찍는 부부도 '기타 사유'에 해당한다.

성관계 거부 ・ 성적결함, 이혼 사유 될 수도

한편 부부간의 성생활 불만도 이혼 사유가 되기도 한다. 법원은 정당한 이유 없이 성관계를 거부하거나 성적 기능에 이상이 있어서 정상적인 성생활이 불가능한 경우에 '기타 사유'에 해당한다고 판단하고 있다. 부부간의 동거 ・ 부양 의무(민법 제826조)에 '성적 교섭'도 포함된다고 본다.

사례
주태백(가명) 씨는 신혼 초부터 만취한 상태로 새벽에 집에 들어오거나 외박하는 날이 잦았다. 그는 아내 한가정(가명) 씨에게 "앞으로 가정에 충실하겠다"며 몇 차례 각서를 쓰기도 했지만 생활은 달라지지 않았다. 심지어는 외간 여자와 모텔에서 나오다가 발각되는 등 불륜을 의심할 만한 행동을 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한 씨가 성관계를 요구할 때마다 오히려 "이거 하려고 결혼했냐", "너는 너무 못한다" 등의 말을 하며 아내의 잠자리를 거부했다. 참다못한 한 씨는 법원을 찾았다.

법원은 한 씨의 이혼청구를 받아들였고, 위자료로 3,000만 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법원은 잦은 외박과 부정행위로 의심받을 행동을 했을 뿐 아니라 성관계 거부 등으로 부부관계가 악화됐는데도 스스로 집을 나간 주 씨에게 가정파탄의 책임이 있다고 판시했다.

사례
배운남(가명, 남자) 씨와 최교양(가명) 씨 부부는 둘 다 대학교수이다. 아들을 낳고 살던 부부 사이에 금이 가기 시작한 것은 결혼생활 10년이 지났을 즈음. 배 씨는 의처증을 보이며 최 씨에게 폭언과 인격적인 모욕을 가하는 경우가 잦아졌다. 설상가상으로 최 씨는 대학 강의, 연구에 따른 스트레스로 성생활에 대한 의욕을 잃어 남편과의 잠자리를 완강하게 거부했고, 각방을 쓰기 시작했다. 배 씨는 최 씨의 의사를 무시한 채 강제로 성관계를 맺기도 했다. 부부 사이에 잠자리 거부와 폭언 ・ 폭행의 악순환이 계속됐다. 배 씨는 잠자리를 거부하는 아내에 대한 분노가 극에 달했고, 최 씨 역시 남편에게 성폭행을 당하면서까지 살 수 없다며 각자 이혼소송을 냈다.

법원은 어떤 판결을 내렸을까? 이혼은 인정했지만, 양쪽 모두 책임이 있다고 판시했다. 아내에 대한 배려 없이 일방적으로 성관계를 시도하며 폭행과 폭언을 한 배 씨에게도 잘못이 있지만, 먼저 별거를 요구하고 성관계를 거부하면서도 부부관계의 단절을 막기 위한 노력을 하지 않은 최 씨의 잘못도 대등하다고 본 것이다.

하지만 단순히 성적 불만을 이혼으로 연결시키는 것은 무리다. 이른바 '욕구불만'으로 남편이 이혼을 청구했으나 법원이 기각한 사례도 있다. 법원은 이 사건에서 부부 사이에 직접 성관계가 없었다는 사실은 인정했다. 그러나 다정하게 결혼생활을 유지한 점, 성관계의 부재가 심각한 혼인파탄 사유로 작용하지 않은 점, 남편의 문제제기 후 아내가 전문가 상담 ・ 치료 등을 원하고 있는 점 등을 들어 이혼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부부가 다시 행복하게 살라고 권유한 셈이다.

구분이혼 사유 인정이혼 사유 불인정
성적 갈등 사례• 합리적 이유 없이 성관계 거부 • 정상적 성생활이 불가능한 경우 • 성적 불능 숨기고 결혼 • 부당하게 피임을 계속하는 경우 • 일방적 또는 폭력적인 방법으로 성관계를 강요 • 성기능 불완전(무정자증, 심인성음경발기 부전 등 성기능 저하) • 일시적 성기능 장애 • 단기간 성적 접촉 단절 • 치료나 대화로 회복 가능한 경우 • 성관계 없이도 부부 사이가 원만
판례로 본 성적 불만과 이혼 사유 인정 여부

사실 성문제로 법정에 오는 이혼사건을 보면, 순수하게 성적 불만만으로 이혼을 청구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그보다는 폭행, 인격 무시, 가정소홀, 외도 등으로 부부 사이의 틈이 벌어진 다음, 표면적으로 성문제가 불거지는 사례가 대부분이다. 그런 점에서 보면 부부간의 성은 몸과 마음을 합치는 과정이자 결과물이 아닐까 싶다.

성관계 없었더라도 다정한 결혼생활 했다면 이혼 안 돼

'갈라서면 남보다 더 못한 것이 부부 사이'라는 말을 가장 실감할 수 있는 곳이 이혼법정이다. 어제까지 부부였던 이들이 원고와 피고로 나뉘어 이혼 재판에서 이기기 위해 최선을 다해 싸운다. 때로는 부부가 아니라면 도저히 알 수 없는 상대방의 신체적 결함과 치부를 과감하게 드러내는 일도 마다하지 않는다.

이젠 마지막이라는 생각이 들어선지, 아니면 그동안의 부부생활에 맺힌 분노를 이렇게라도 표출하기 위해서인지 알 수 없지만 아무튼 보는 사람 입장에서는 씁쓸하기만 하다. 이혼을 앞둔 부부에게 '추억을 간직한 채, 떠날 때는 아름답게'를 요구하는 건 무리겠지만 한번쯤은 상대방의 장점을 떠올려보고 스스로 냉철하게 돌아볼 필요도 있을 것 같다.

"부부는 애정과 신의 및 인내로써 서로 상대방을 이해하며 보호하여 혼인생활의 유지를 위한 최선의 노력을 기울여야 하는 것이고, 혼인생활 중에 그 장애가 되는 여러 사태에 직면하는 경우가 있다 하더라도 부부는 그러한 장애를 극복하기 위한 노력을 다하여야 할 것이다."
대법원 2005므 16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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