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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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천안장애인성폭력상담소 조회 670회 작성일 23-02-16 15:34본문
1. 개요[편집]
경제 후퇴를 극복하기 위해 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가 이자율을 그때그때 조정하는 것만으론 부족하며, 침체된 기업 투자를 상쇄할 만한 가계지출 증가를 유도하기 위해서 앨런 그린스펀 Fed 의장이 나스닥 버블 대신 주택 버블을 일으킬 필요가 있다.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Subprime Mortgage Crisis)는 2001년부터 금융기관들과 부자들의 탐욕으로 본격적으로 시작된 CDO 시장의 확대와 그에 따른 서브프라임 주택담보대출의 확대, 미국 부동산 버블로부터 시작된 2007년에 발생한, 제2차 세계 대전 종전 이후 미국 최대, 최악의 금융 위기다.[1]
테러와의 전쟁을 발생시킨 9.11 테러[2]와 함께 21세기 인류 역사의 흐름을 결정한 사건이다. 경제적으로는 대침체, 양극화, 현재까지 계속되고 있는 2010년대의 모든 경제 위기의 직접적인 원인이 되었으며[3] 정치적으로는 이 사건 하나만으로 팍스 아메리카나의 종말을 알리고 신냉전의 도화선이 되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또한 극단주의 정치 세력이 대공황 시대인 1930년대 이후로[4] 다시 세계적으로 기를 펴기 시작하는 등 2010년대~2020년대 사회 혼란, 더 나아가서 세계화의 흐름에 균열을 일으킨 신냉전 구도 형성의 도화선이 된 대사건으로 평가된다.
서브프라임(Subprime)은 은행의 고객 분류 등급 중 비우량 대출자[5]를 뜻하며, 모기지(Mortgage)는 주택담보대출을 뜻한다.[6] 그러니까 쉽게 말하자면, 부동산 버블로 부동산 가격이 굉장히 높아지자 신용불량자에게 주택담보대출을 막 퍼주다가 발생한 대참사라는 것이다.
테러와의 전쟁을 발생시킨 9.11 테러[2]와 함께 21세기 인류 역사의 흐름을 결정한 사건이다. 경제적으로는 대침체, 양극화, 현재까지 계속되고 있는 2010년대의 모든 경제 위기의 직접적인 원인이 되었으며[3] 정치적으로는 이 사건 하나만으로 팍스 아메리카나의 종말을 알리고 신냉전의 도화선이 되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또한 극단주의 정치 세력이 대공황 시대인 1930년대 이후로[4] 다시 세계적으로 기를 펴기 시작하는 등 2010년대~2020년대 사회 혼란, 더 나아가서 세계화의 흐름에 균열을 일으킨 신냉전 구도 형성의 도화선이 된 대사건으로 평가된다.
서브프라임(Subprime)은 은행의 고객 분류 등급 중 비우량 대출자[5]를 뜻하며, 모기지(Mortgage)는 주택담보대출을 뜻한다.[6] 그러니까 쉽게 말하자면, 부동산 버블로 부동산 가격이 굉장히 높아지자 신용불량자에게 주택담보대출을 막 퍼주다가 발생한 대참사라는 것이다.
2. 발생 과정[편집]
2.1. 대략적인 요약[편집]
경제학 용어가 생소한 사람이 본 문서를 읽으면 약간 읽기 힘들 수도 있어 미리 간단하고 피상적으로만 요약하였다.
닷컴버블 붕괴와 아프간/이라크 전쟁 이후, 미국 연방준비제도는 경제 활성화를 위해 저금리 정책을 편다. 그로 인해 대출이 늘고 주택 가격이 급상승했다. 주택 가격의 인상 속도가 이자율보다 높아지자, 사람들은 "대출을 못 갚는 일이 생기더라도 담보인 주택을 팔아버리면 돈을 벌 수 있겠군"이라고 생각했다. 은행도 돈을 갚을 능력이 거의 없는 신용불량자에 가까운 사람들까지 대출을 해줘서 집을 사게 만들었다. 하지만 집을 살 사람(대출할 사람)이 줄어들자 집값은 폭락했다. 집으로 대출을 갚을 수 없자, 서브프라임 대출을 받은 많은 사람들이 담보로 잡힌 주택을 포기한다.[7] 이를 시작으로 돈을 빌려준 은행과 대출 증서를 기초로 한 투자 상품도 전부 망했고, 그로 인해 달러화의 가치와 미국 경제가 망하여, 연쇄적으로 세계 경제가 망했다.
더 쉽게 말하면 이렇다.
경제정책 변화로 집값이 빠르게 상승했다. 빚을 내서 집을 샀음에도 집값 상승으로 얻는 이익[8]이 내야 되는 대출 이자보다 훨씬 커졌다. 너도나도 막 빚을 내서 집을 사며 투기가 시작되었고 금융기관과 투자은행들은 이 대출 채권을 증권 형태의 금융 상품으로 팔아먹었으며 이를 미국 뿐 아니라 전 세계 각지의 금융기관에서 사들였다. 하지만 경제 상황의 변화와 정책 변경으로 집값이 폭락하자 다같이 망했다.
아예 한 줄 요약을 하자면 이렇다.
집값이 폭등하자 아무에게나 돈을 무분별하게 펑펑 빌려줬고, 집값이 폭락하자 다 망했다.
세부 골자는 다르지만 큰 틀에서 보자면 대한민국에서 1997년 외환위기 이후 정부에서 경제 활성화를 위해서 규제를 대폭 완화하자, 카드 회사들이 심지어 신용불량자한테까지 신용카드를 발급하였고, 이후 카드 사용액을 갚지 못한 개인 파산이 급증하면서 2004년 카드대란이 터지고, 경제 위기가 엄습한 것과 똑같은 과정이다.
하지만 본 사태의 피해 규모와 영향은 카드대란에 비해 압도적으로 컸다. 카드대란은 그 영향이 국내와, 우리나라와 경제적으로 밀접한 주변국 정도에 ‘과소비를 한 개인과 집단에 대한 경제적 타격’이 주 영향이었다면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는 미국에서 시작되어 전 세계 경제를 단숨에 밑바닥으로 끌어내렸기 때문이다. 이는 지금까지도 전 세계 경제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경제학자들은 이를 '대공황'에 이은 '대침체'로 분류하고 있다.
2.2. 발단: 연준의 저금리 정책[편집]
2001년에 당시 연방준비제도이사회(약자 Fed. 미국 달러를 발행하는 미국의 금융정책기구)의 의장이었던 앨런 그린스펀의 한 마디에서부터 시작되었다. 당시 대부분의 투자자는 안전하면서도 수익이 보장된 투자처로서 미국 국채를 이용해 수익을 얻었다. 그러나 Fed, 특히 그린스펀은 그것을 결코 좋게 보지 않았고, 다음과 같은 발언을 한다.
FOMC(연방 공개 시장 위원회, Federal Open Market Committee)는 충분한 경제적 성장을 촉진할 필요가 있는 이상, 매우 협조적인/조절적인 정책을 고수할 준비가 되어있습니다.
The FOMC stands prepared to maintain a highly accommodative stance of policy for as long as needed to promote satisfactory economic performance.
이 말이 별 것 아닌 것처럼 들릴지 모르지만, 그린스펀은 미국 국채에 대한 정책을 바꿀 것을 시사한 것이었고 이 말의 뜻은 쉽게 말해서 다음과 같았다.
이제는 여러분이 미국 국채로 돈 버는 것을 못 봐주겠으니, 다른 데로 가시오.
2.3. 부채담보부증권[편집]
이 발언 직후, 전 세계의 투자은행과 펀드매니저들은 그동안 놀고 먹기나 다름 없었던 미국 국채 돈줄이 막힐 것이라 직감하고 새로운 저위험 고소득 투자처를 찾기 시작했다. 결국 그들이 찾아낸 것은 CDO(부채담보부증권)이었다. 당시 CDO는 40% 정도의 수익률을 안정적으로 보장하고 있었고, 90% 이상의 채무자들은 성실하게 빚을 갚아 나갈 수 있는 상태였기 때문에, CDO는 매우 이상적인 투자처였다. 애초에 집을 담보로 삼는 모기지(주택담보대출)는 갚지 않으면 곧바로 노숙자가 되기에 모기지를 갚지 않는 사람은 없다는 인식이 있었다. 안갚아도 집이 은행에 넘어가니 손해볼 장사는 아니었다.
CDO는 간단하게 말하면 여러 사람의 주택담보대출을 모아서 만든 증권이라고 할 수 있다. 은행은 당신의 저당권을 담보로 채권을 발행함과 동시에 유동성을 확보한다. 은행은 손쉽게 원금을 확보하게 된다. 당신이 대출금을 은행에 갚으면, 그 이자가 투자자에게 가는 구조였다. 은행은 더욱 많은 자금을 유치할 수 있었다. 그 돈으로 다른 파생에 투자하고, 투자자들은 돈을 벌 수 있는 시스템이었다.[9]
구체적인 작동 기전은 이렇다. 은행은 자신이 가지고 있는 돈을 주택구입자에게 대출해 줌으로써 이자 수입을 얻는다. 그럴 경우 주택구입을 위해 모기지론을 쓴 사람은 채무자가 되고 은행은 채권자가 된다. 은행은 자신의 돈이 일정 기간 동안 묶이는 대신 상환이 완료되면 이자 수입을 얻는다.
여기에서 파생상품을 설계하는 사람들이 머리를 굴렸다. 모기지론 이용자에게 대출해 줌으로써 묶인 돈을 어떻게든 다시 활용할 수 있는 상태로 만들어서 다른 사람에게 대출해 줄 수 있다면 적은 돈으로도 많은 이자 수입을 얻을 수 있기에 은행은 파생상품 설계자와 손을 잡고 ABS라고 이름붙여진 자산유동화증권을 발행했다. 관련 문서를 읽다 보면 ABS가 아닌 MBS라는 용어가 나오는데 ABS가 뜻하는것은 자산유동화증권이고 MBS가 뜻하는 것은 모기지유동화증권이다. 모기지가 은행 입장에서 채권이자 자산이라는것을 생각한다면 둘이 실질적으로 같은 용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정확히는 MBS가 ABS의 부분집합이다.
ABS는 말 그대로 은행의 '자산'인 담보대출을 '유동화' 즉 묶이지 않은 상태로 만들어 회수하기 위해 발행된 '증권'이었다. 은행은 자사가 보유한 모기지론을 한데 끌어모아 커다란 집합을 만들었고 이를 몇 등급의 트란셰로 나누어 증권화 시켰다. 요컨대 제일 신용도 높은 등급의 트란셰에 속한 ABS를 구입하면 낮은 이자 소득을 얻지만 실물인 모기지집합에 속한 대출의 채무불이행률이 100퍼센트에 근접하지 않는 이상 손해를 보지 않게 설계되었으며 제일 낮은 등급의 트란셰에 속한 ABS를 구입하면 채무불이행률이 조금만 높아져도 손실을 입지만 높은 이자를 얻을 수 있게 설계되었다.
즉, 은행에 빚을 진 채무자들에게 돈을 걸고 채무자들이 돈을 잘 갚으면 돈을 따고 그렇지 않으면 돈을 잃는, 그야말로 경제 논리에 의해 돈놓고 돈먹기가 이루어지는 인간 경마나 다름 없는 것이 'ABS'라고 볼 수 있다. 경마가 말마다 배당률이 다른 것처럼 ABS도 성실하게 잘 갚는 채권자들은 배당이 낮았고, 그렇지 않고 신용불량자에 가까울수록 배당률이 높았다.
CDO는 간단하게 말하면 여러 사람의 주택담보대출을 모아서 만든 증권이라고 할 수 있다. 은행은 당신의 저당권을 담보로 채권을 발행함과 동시에 유동성을 확보한다. 은행은 손쉽게 원금을 확보하게 된다. 당신이 대출금을 은행에 갚으면, 그 이자가 투자자에게 가는 구조였다. 은행은 더욱 많은 자금을 유치할 수 있었다. 그 돈으로 다른 파생에 투자하고, 투자자들은 돈을 벌 수 있는 시스템이었다.[9]
구체적인 작동 기전은 이렇다. 은행은 자신이 가지고 있는 돈을 주택구입자에게 대출해 줌으로써 이자 수입을 얻는다. 그럴 경우 주택구입을 위해 모기지론을 쓴 사람은 채무자가 되고 은행은 채권자가 된다. 은행은 자신의 돈이 일정 기간 동안 묶이는 대신 상환이 완료되면 이자 수입을 얻는다.
여기에서 파생상품을 설계하는 사람들이 머리를 굴렸다. 모기지론 이용자에게 대출해 줌으로써 묶인 돈을 어떻게든 다시 활용할 수 있는 상태로 만들어서 다른 사람에게 대출해 줄 수 있다면 적은 돈으로도 많은 이자 수입을 얻을 수 있기에 은행은 파생상품 설계자와 손을 잡고 ABS라고 이름붙여진 자산유동화증권을 발행했다. 관련 문서를 읽다 보면 ABS가 아닌 MBS라는 용어가 나오는데 ABS가 뜻하는것은 자산유동화증권이고 MBS가 뜻하는 것은 모기지유동화증권이다. 모기지가 은행 입장에서 채권이자 자산이라는것을 생각한다면 둘이 실질적으로 같은 용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정확히는 MBS가 ABS의 부분집합이다.
ABS는 말 그대로 은행의 '자산'인 담보대출을 '유동화' 즉 묶이지 않은 상태로 만들어 회수하기 위해 발행된 '증권'이었다. 은행은 자사가 보유한 모기지론을 한데 끌어모아 커다란 집합을 만들었고 이를 몇 등급의 트란셰로 나누어 증권화 시켰다. 요컨대 제일 신용도 높은 등급의 트란셰에 속한 ABS를 구입하면 낮은 이자 소득을 얻지만 실물인 모기지집합에 속한 대출의 채무불이행률이 100퍼센트에 근접하지 않는 이상 손해를 보지 않게 설계되었으며 제일 낮은 등급의 트란셰에 속한 ABS를 구입하면 채무불이행률이 조금만 높아져도 손실을 입지만 높은 이자를 얻을 수 있게 설계되었다.
즉, 은행에 빚을 진 채무자들에게 돈을 걸고 채무자들이 돈을 잘 갚으면 돈을 따고 그렇지 않으면 돈을 잃는, 그야말로 경제 논리에 의해 돈놓고 돈먹기가 이루어지는 인간 경마나 다름 없는 것이 'ABS'라고 볼 수 있다. 경마가 말마다 배당률이 다른 것처럼 ABS도 성실하게 잘 갚는 채권자들은 배당이 낮았고, 그렇지 않고 신용불량자에 가까울수록 배당률이 높았다.
2.3.1. 광풍의 확산[편집]
ABS의 도입으로 은행은 대출한 자금을 증권으로 만들어 불특정 다수의 투자자한테 팔아넘기는 것이 가능해졌고 은행은 그렇게 얻어낸 자금을 다시 열심히 대출해주기 시작했다. 자연히 대출해주고자 하는 자금이 늘어나서 이자율은 낮아졌고 시중에는 많은 돈이 풀려 자산가격이 폭등하기 시작했다. 자산 가격이 폭증하자 이는 마치 세이가 주장했던 '세이의 법칙', 즉 공급이 수요를 창출한다는 주장과 합치되는 것처럼 보이는 현상이 일어나기 시작했다. 너도나도 돈을 빌려 '자산'을 구입하고자 한 것이었다.
급기야 미국 시중 은행들은 폭증하는 대출 수요를 감당하기 위해 ABS를 한단계 더 굴려서 새로운 파생상품을 만들어냈다. CDO즉 부채담보부증권이 그것이었다. CDO는 각기 다른 지역에서 대출된 모기지론을 실물자산으로 하는 ABS들 중 가장 등급이 낮은 고위험 트란셰를 전국에서 끌어모아 집합화한 이후 다시 트란셰를 나누어 발행한 것이었다. 아무리 낮은 등급의 트란셰에 속한 고위험 ABS라 할지라도 특정 지역에서라면 모를까 전국적으로 한꺼번에 부도가 일어난다는 것은 수학적으로 가능성이 낮다고 당시에는 평가되었다. 즉 고위 트란셰에 속한 CDO는 부실화 될 가능성은 한없이 낮으면서 그 기초가 되는 고위험 ABS의 높은 수익률을 함께 가진 마법의 상품으로 바뀌었다.
당연히 투자자들은 이 있을 수 없는 로우리스크 하이리턴 상품에 열광했다. 미국 은행들이 발행한 CDO는 미국 뿐만 아니라 세계 각지의 투자자들의 돈을 끌어모았다. 은행은 CDO의 발행으로 큰 돈을 벌 수 있게 되었기에 CDO의 준거가 되는 고위험 ABS를 많이 만들어내려고 하였고 고위험 ABS를 많이 만들어내기 위해 결국 해서는 안될 짓인 서브프라임 등급의 대출을 양산하기로 결정했다.
잠시 미국의 주택담보대출의 등급을 이야기하자면 아래와 같다.
급기야 미국 시중 은행들은 폭증하는 대출 수요를 감당하기 위해 ABS를 한단계 더 굴려서 새로운 파생상품을 만들어냈다. CDO즉 부채담보부증권이 그것이었다. CDO는 각기 다른 지역에서 대출된 모기지론을 실물자산으로 하는 ABS들 중 가장 등급이 낮은 고위험 트란셰를 전국에서 끌어모아 집합화한 이후 다시 트란셰를 나누어 발행한 것이었다. 아무리 낮은 등급의 트란셰에 속한 고위험 ABS라 할지라도 특정 지역에서라면 모를까 전국적으로 한꺼번에 부도가 일어난다는 것은 수학적으로 가능성이 낮다고 당시에는 평가되었다. 즉 고위 트란셰에 속한 CDO는 부실화 될 가능성은 한없이 낮으면서 그 기초가 되는 고위험 ABS의 높은 수익률을 함께 가진 마법의 상품으로 바뀌었다.
당연히 투자자들은 이 있을 수 없는 로우리스크 하이리턴 상품에 열광했다. 미국 은행들이 발행한 CDO는 미국 뿐만 아니라 세계 각지의 투자자들의 돈을 끌어모았다. 은행은 CDO의 발행으로 큰 돈을 벌 수 있게 되었기에 CDO의 준거가 되는 고위험 ABS를 많이 만들어내려고 하였고 고위험 ABS를 많이 만들어내기 위해 결국 해서는 안될 짓인 서브프라임 등급의 대출을 양산하기로 결정했다.
잠시 미국의 주택담보대출의 등급을 이야기하자면 아래와 같다.
- 재산과 수입이 안정되어 있는 고객에게 주는 Prime 등급(우량)
- Prime에 비해 채무불이행 위험도가 높지만 돈을 갚을 능력은 있다고 판단되는 Alt(alternative)-A 등급
- 돈을 갚지 못할 확률이 높다고 보는 서브프라임(SubPrime) 등급(비우량)
광풍 이전까지만 하더라도 미국의 주택담보대출은 당연히 '프라임(Prime)' 대출이 주를 이루고 있었다. 이는 'Verified Income, Verified Assets(확실한 수입, 확실한 재산)'이 있는 사람에게만 주어진 주택담보대출로서, 회수율이 매우 높지만, 새로운 고객은 매우 적은 타입의 대출 방식이었다. 경제는 '신용'으로 굴러가는 만큼, 신용이 좋은 개인, 즉 프라임 등급에게 대출이 잘되는 것은 상식이었다. 하지만 위에서 설명한 기현상으로 인해 미국 은행들이 '서브프라임 등급의 고객'에 매력을 느끼게 되는 역전현상이 발생하고 말았다. 돈이 서브프라임 등급에 몰리기 시작한 것이다.
하지만 서브프라임 등급 고객에게 은행들이 매력을 느끼게 된 것은 갑자기 '신용'이라는 요소가 필요없어진게 아니라 그걸 가지고 파생상품을 만들어 투기와 돈놀이를 팔기 위한 잘못된 이유 때문이었다. 정상적인 경제 활동이 아니었기 때문에 결국 나중에 대참사로 돌아오게 된 것이다.
2.3.2. 서브프라임을 잡아라[편집]
2001년부터 2년간은 그럭저럭 서브프라임에 목숨걸지 않아도 프라임 등급 대출만으로도 CDO를 판매할 수 있었다. 하지만 2003년이 되자, 거의 모든 프라임 대출 대상자는 이미 모기지를 쓰고 있거나 쓸 생각이 없는 사람이 대부분이었다. 그러나 은행은 새로운 CDO를 새로운 투자자에게 발급해야 했고, 그러기 위해서는 새로운 고객이 필요했다.
새로운 고객을 유치하기 위해 은행은 해서는 안될 '서브프라임' 대출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물론 서브프라임 계층은 당연히 빚을 갚을 능력이 거의 없는 사람들이었지만 당장 대출 실적 올리지 않으면 잘리는 판에 정말 양심적인 사람들을 제외한 나머지 은행원들이 그런 거 신경쓸 리 없었다.
처음에 서브프라임 대출이 활성화되기 시작했을 때, 은행들은 'Verified Income, Verified Assets(수입 증명, 자산 증명)'를 조금 완화해, 'Stated Income, Verified Assets(수입 명시, 자산 증명)'로 완화했다가, 'Stated Income, Stated Assets(수입 명시, 자산 명시)'라는 말도 안되는 정책으로 정책 방향을 바꾸었다. 바뀐 규정에 따르면, 새 고객은 자신의 금융 재산을 증명할 엄청난 양의 서류를 제출할 필요가 없었다. 그저 자신에게는 빚을 갚을 만한 충분한 수입이 있다고 서류에 명시하기만 하면 되었고, 은행은 고객의 재산 목록을 조사하지 않고서도 돈을 빌려주기 시작하였다. 이게 무슨 뜻이냐면 서류에다가 거짓으로 10억짜리 아파트 1채 보유 및 연봉 1억 5000짜리 직장에서 다닌다고 거짓으로 적고 집을 넓히겠다고 10억 추가대출을 요청해도 은행에서 아무 확인도 없이 10억 대출을 해줬다는 말이다.
심지어 돈맛을 알고 모여든 중국과 신흥 국가들의 자금들마저 CDO로 몰려들기 시작하자, 이제는 완화된 기준으로도 부족하게 되었다. 더욱 많은 모기지가 필요했다. 그러자 새로운 모기지가 절실히 필요했던 은행들은 비장의 카드를 꺼내 든다. 마침내 No Income, No Asset(NINA) 대출이 시장에 나온 것이다. 이전의 서브프라임 대출제도도 이미 재산목록과 수입을 거짓으로 적어도 되는 소위 묻지마 대출상품이 된 지 오래인 판에 이 대출 상품은 고객에게 아무것도 요구하지 않았다. 그냥 신청만 하면 재산이 없어도, 수입이 없어도 은행은 대출을 해주었다.
물론 은행이 미쳐서 아무 이유도 없이 배짱을 부려댄 것은 아니었다. 당시 정부의 한 가구 한 주택 정책[10] 기조 하에 연준은 기준금리를 낮게 유지하고 있었고, 은행들도 계속 저금리를 유지할 수 있었다. 뿐만 아니라 그 한 가구 한 주택의 기조 때문에 주택 시장에 붐이 일어서 주택 가격은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었다. 그러니까 서브프라임 등급의 사람들이 집을 사는데, 그 사는 집을 담보로 잡고 대출을 시작한 것이다. 앞으로 집값은 계속 상승할 것으로 보이는 만큼 현재 집값의 100%까지 빌려준다 하더라도 집값이 오른다면 담보 가치가 더 높은 것이므로 은행들은 미친 듯이 돈을 빌려주기 시작한 것이다.
은행들이 얼마나 대출 심사를 대충 했는지 보여주는 일화 중에 기절초풍할 게 하나 있다. 한창 NINA 대출이 성행할 때, 오하이오에서는 죽은 사람 23명이 대출을 받았다. 살아 있는 사람이 그들의 이름을 도용한 것인데, 은행은 상대방이 본인인지 확인도 하지 않은 것이다. 영화 빅쇼트에서도 기르는 애완견 이름으로 돈을 빌린 케이스가 나온다. 여기까지 보면 알겠지만 '묻지마'로 무언가가 이루어진 시점에서 이미 정상이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당연하지만 이 따위 엉터리 장난질이 영구적으로 지속될 수는 없었고, 누구도 모르는 새에 이 위험한 돈놀이는 파국으로 치닫고 있었다.
새로운 고객을 유치하기 위해 은행은 해서는 안될 '서브프라임' 대출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물론 서브프라임 계층은 당연히 빚을 갚을 능력이 거의 없는 사람들이었지만 당장 대출 실적 올리지 않으면 잘리는 판에 정말 양심적인 사람들을 제외한 나머지 은행원들이 그런 거 신경쓸 리 없었다.
처음에 서브프라임 대출이 활성화되기 시작했을 때, 은행들은 'Verified Income, Verified Assets(수입 증명, 자산 증명)'를 조금 완화해, 'Stated Income, Verified Assets(수입 명시, 자산 증명)'로 완화했다가, 'Stated Income, Stated Assets(수입 명시, 자산 명시)'라는 말도 안되는 정책으로 정책 방향을 바꾸었다. 바뀐 규정에 따르면, 새 고객은 자신의 금융 재산을 증명할 엄청난 양의 서류를 제출할 필요가 없었다. 그저 자신에게는 빚을 갚을 만한 충분한 수입이 있다고 서류에 명시하기만 하면 되었고, 은행은 고객의 재산 목록을 조사하지 않고서도 돈을 빌려주기 시작하였다. 이게 무슨 뜻이냐면 서류에다가 거짓으로 10억짜리 아파트 1채 보유 및 연봉 1억 5000짜리 직장에서 다닌다고 거짓으로 적고 집을 넓히겠다고 10억 추가대출을 요청해도 은행에서 아무 확인도 없이 10억 대출을 해줬다는 말이다.
심지어 돈맛을 알고 모여든 중국과 신흥 국가들의 자금들마저 CDO로 몰려들기 시작하자, 이제는 완화된 기준으로도 부족하게 되었다. 더욱 많은 모기지가 필요했다. 그러자 새로운 모기지가 절실히 필요했던 은행들은 비장의 카드를 꺼내 든다. 마침내 No Income, No Asset(NINA) 대출이 시장에 나온 것이다. 이전의 서브프라임 대출제도도 이미 재산목록과 수입을 거짓으로 적어도 되는 소위 묻지마 대출상품이 된 지 오래인 판에 이 대출 상품은 고객에게 아무것도 요구하지 않았다. 그냥 신청만 하면 재산이 없어도, 수입이 없어도 은행은 대출을 해주었다.
물론 은행이 미쳐서 아무 이유도 없이 배짱을 부려댄 것은 아니었다. 당시 정부의 한 가구 한 주택 정책[10] 기조 하에 연준은 기준금리를 낮게 유지하고 있었고, 은행들도 계속 저금리를 유지할 수 있었다. 뿐만 아니라 그 한 가구 한 주택의 기조 때문에 주택 시장에 붐이 일어서 주택 가격은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었다. 그러니까 서브프라임 등급의 사람들이 집을 사는데, 그 사는 집을 담보로 잡고 대출을 시작한 것이다. 앞으로 집값은 계속 상승할 것으로 보이는 만큼 현재 집값의 100%까지 빌려준다 하더라도 집값이 오른다면 담보 가치가 더 높은 것이므로 은행들은 미친 듯이 돈을 빌려주기 시작한 것이다.
은행들이 얼마나 대출 심사를 대충 했는지 보여주는 일화 중에 기절초풍할 게 하나 있다. 한창 NINA 대출이 성행할 때, 오하이오에서는 죽은 사람 23명이 대출을 받았다. 살아 있는 사람이 그들의 이름을 도용한 것인데, 은행은 상대방이 본인인지 확인도 하지 않은 것이다. 영화 빅쇼트에서도 기르는 애완견 이름으로 돈을 빌린 케이스가 나온다. 여기까지 보면 알겠지만 '묻지마'로 무언가가 이루어진 시점에서 이미 정상이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당연하지만 이 따위 엉터리 장난질이 영구적으로 지속될 수는 없었고, 누구도 모르는 새에 이 위험한 돈놀이는 파국으로 치닫고 있었다.
2.4. 재앙의 시작[편집]
영원히 끝나지 않을 것 같던 파티는 마침내 미국 내 집값이 주춤하며 대재앙으로 끝나버리고 만다.
사실 집값이 영원히 폭등한다면 파티도 영원히 끝나지 않을 것이지만 그것은 수학적으로 가능하지 않다. 은행 이자의 '이율'은 총액에 대한 정률이다. 즉 5퍼센트의 이율이라면 1만 달러를 빌리면 500 달러, 1백만 달러를 빌리면 5만 달러의 이자 비용이 발생하는 것이다. 하지만 집값은 그렇지 않다. 자산가격인 집값의 '상승률'은 시장에 풀린 자금의 총액에 정비례한다. 즉 시장에 풀린 자금이 M일 경우 10만달러인 집은 2M일 경우 20만 달러가 되어 상승률은 100%가 된다. 하지만 2M의 통화량이 시중에 풀린 상태에서 M을 추가하면 3M이 되므로 집값의 상승률은 이전과 달리 50%만 증가한다. 증가율을 동일하게 유지하기 위해서는 2M을 쏟아부어 4M을 만들어야 한다. 다시 말해 상승률을 유지하기 위해선 통화를 점점 더 많이 공급해야 한다.
다시 말해 동일한 정도의 상승률을 유지하기 위해서 필요한 통화량은 자산가격이 커지면 커질수록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게 된다. 버블이 붕괴하지 않기 위해서는 자산가격 상승률이 이자율보다 높거나 적어도 같아야 함을 되새겨 본다면 여기에 내포된 의미를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애시당초 영원히 유지하는게 불가능한 것이다.
한창 CDO 붐이 불기 시작하던 미국 부동산 자산 폭등의 초창기에는 은행 이자보다 시간당 통화량 증가율이 더 커서 자산가격 상승률 더 높았겠지만 이자율은 거의 일정한 반면 투자자금 유입으로 인한 통화량 증가율은 통화량이 커짐에 따라 결국 낮아질 수 밖에 없었다. 이에 따라 자산가격 상승률이 이자율보다 낮아지게 되는 시점은 필연적으로 온다. 그건 정책의 문제도 경제의 문제도 아닌 수학의 문제다. 즉 공리에 가까운 절대적 진리라는 것이다. 돈을 얼마나 끌어올 수 있느냐에 따라 이자율과 통화량증가율이 데드크로스를 하는 역전의 시기가 잠시 뒤로 미뤄질 수는 있다. 하지만 영원히 뒤로 미뤄질 수는 없다.
초창기에는 은행이, 중반기에는 미국의 투자자가, 그리고 후반기에는 미국 외의 전 세계에서 투자자금을 끌어들여 통화량을 증가시켰지만 안타깝게도 그 이상의 통화량을 공급해 줄 주체는 이제 없었기에 '통화량 증가율=자산가치 상승률'은 이자율의 밑으로 내려가버렸다. 그리고 그 날이 도래하자 미국 전역에서 채무불이행률이 폭증하기 시작했다. 대한민국 카드대란의 원흉이었던 '돌려막기'마냥 모기지도 돌려막기로 버티다가 한계가 오고만 것이다.
채무불이행률이 폭증하고 기초가 되는 모기지론이 걸레가 되기 시작하자 은행은 더 이상 기초자산인 모기지를 생산해 낼 수 없었고, 새로운 모기지를 만들지 못하니 새로운 ABS와 CDO를 발행할 수 없게 되어 이를 매개로 공급되던 통화는 더 이상 미국의 주택시장에 공급되지 않았다. 심지어 통화량은 오히려 불이행자의 담보자산을 처분하는 과정에서 은행으로 회수되어 급격하게 쪼그라들기 시작했다. 당연히 통화량의 축소는 자산가의 축소를 불러오고 자산가의 축소는 더 많은 부실과 통화량의 재축소를 유발했다. 이는 당연히 미국 전국에서 일어난 현상이었고, 이 현상은 CDO의 기초가정 즉 '미국 전역에서 불이행률이 한꺼번에 폭증하는 것은 가능성이 매우 낮다는 가정'을 송두리째 뒤엎어버리고 만다.
이는 뻔한 이야기였다. 모든 지역에서 한꺼번에 불이행률이 폭증하지 않을 것이라는 가정에 기초해서 만들어진 CDO는 모든 지역에서 한꺼번에 불이행률이 폭증하자 죄다 휴짓조각이 되어 버렸다. 감당하지 못할 빚을 진 투기꾼들과 돈을 빌려준 은행과 혼돈에 발을 담가 통화량 증가에 일조한 투자자들은 차례차례 무너지기 시작했고 경제 위기가 시작되었다.
또한 서브프라임 모기지라는 상품에는 또 다른 복병이 있었으니, 다름아닌 이자. 계약 체결 이후 처음 1-2년간은 비교적 합리적인 6% 정도의 금리로 상환을 하다가, 티저 기간이 만료되면 갑자기 복리 12~20%급으로 폭등한다. 6%와 20%의 차이가 얼마 안 될 것 같지만 억 단위의 담보 대출인 만큼 한 달에 내야 하는 돈이 몇 배로 뛰니 채무를 이행하던 사람들도 튈 수밖에 없었던 것.
버블이 터지기 얼마 전에 나와서 크게 주목 받진 못했지만 마이너스 대출 상품[11]도 나왔었다! 이건 월 납입금이 이자보다도 작아서 시간이 지날수록 잔금이 늘어나는 미친 물건이었다. 그래서 붙은 별명이 수어사이드 모기지(suicide mortgage). 당연히 단기 시세 차익을 노리는 투기꾼들에게나 적합한 상품이었고, 은행들도 “집값은 항상 오른다”는 확신에 가까운 전망이 있었기 때문에 이러한 상품들을 팔 수 있었다.
이렇게 미쳐 돌아가는 상황 속에서도 은행원들은 상황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었는데, 이는 몇 가지 이유가 있었다. 일단 CDO 자체가 워낙 새로운 투자법이라는 문제였다. 아직 깊게 연구되지 않은 투자법이었고, 은행원들이 가지고 있던 컴퓨터 모델은 모두 오래된 자료에 기초한 것이었다. 즉, Prime 시절에 모은 데이터에 근거해 작성되었다.
당연히 그런 모델이 서브프라임을 이용한 CDO에는 맞지 않았지만, 은행원은 시뮬레이션의 결과를 계속 믿었다. 시뮬레이션은 CDO는 절대로 실패하지 않는다는 투자자들의 심리적 근거가 되었고, 실제로도 서브프라임의 성적표는 그렇게 나쁘지 않았다. 서브프라임 계층의 고객들도 프라임 계층 같이 그럭저럭 돈을 갚아나가서, 프라임만큼은 아니지만 60~80%의 서브프라임 고객들은 돈을 성실히 갚고 있었다.[12]
사실 집값이 영원히 폭등한다면 파티도 영원히 끝나지 않을 것이지만 그것은 수학적으로 가능하지 않다. 은행 이자의 '이율'은 총액에 대한 정률이다. 즉 5퍼센트의 이율이라면 1만 달러를 빌리면 500 달러, 1백만 달러를 빌리면 5만 달러의 이자 비용이 발생하는 것이다. 하지만 집값은 그렇지 않다. 자산가격인 집값의 '상승률'은 시장에 풀린 자금의 총액에 정비례한다. 즉 시장에 풀린 자금이 M일 경우 10만달러인 집은 2M일 경우 20만 달러가 되어 상승률은 100%가 된다. 하지만 2M의 통화량이 시중에 풀린 상태에서 M을 추가하면 3M이 되므로 집값의 상승률은 이전과 달리 50%만 증가한다. 증가율을 동일하게 유지하기 위해서는 2M을 쏟아부어 4M을 만들어야 한다. 다시 말해 상승률을 유지하기 위해선 통화를 점점 더 많이 공급해야 한다.
다시 말해 동일한 정도의 상승률을 유지하기 위해서 필요한 통화량은 자산가격이 커지면 커질수록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게 된다. 버블이 붕괴하지 않기 위해서는 자산가격 상승률이 이자율보다 높거나 적어도 같아야 함을 되새겨 본다면 여기에 내포된 의미를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애시당초 영원히 유지하는게 불가능한 것이다.
한창 CDO 붐이 불기 시작하던 미국 부동산 자산 폭등의 초창기에는 은행 이자보다 시간당 통화량 증가율이 더 커서 자산가격 상승률 더 높았겠지만 이자율은 거의 일정한 반면 투자자금 유입으로 인한 통화량 증가율은 통화량이 커짐에 따라 결국 낮아질 수 밖에 없었다. 이에 따라 자산가격 상승률이 이자율보다 낮아지게 되는 시점은 필연적으로 온다. 그건 정책의 문제도 경제의 문제도 아닌 수학의 문제다. 즉 공리에 가까운 절대적 진리라는 것이다. 돈을 얼마나 끌어올 수 있느냐에 따라 이자율과 통화량증가율이 데드크로스를 하는 역전의 시기가 잠시 뒤로 미뤄질 수는 있다. 하지만 영원히 뒤로 미뤄질 수는 없다.
초창기에는 은행이, 중반기에는 미국의 투자자가, 그리고 후반기에는 미국 외의 전 세계에서 투자자금을 끌어들여 통화량을 증가시켰지만 안타깝게도 그 이상의 통화량을 공급해 줄 주체는 이제 없었기에 '통화량 증가율=자산가치 상승률'은 이자율의 밑으로 내려가버렸다. 그리고 그 날이 도래하자 미국 전역에서 채무불이행률이 폭증하기 시작했다. 대한민국 카드대란의 원흉이었던 '돌려막기'마냥 모기지도 돌려막기로 버티다가 한계가 오고만 것이다.
채무불이행률이 폭증하고 기초가 되는 모기지론이 걸레가 되기 시작하자 은행은 더 이상 기초자산인 모기지를 생산해 낼 수 없었고, 새로운 모기지를 만들지 못하니 새로운 ABS와 CDO를 발행할 수 없게 되어 이를 매개로 공급되던 통화는 더 이상 미국의 주택시장에 공급되지 않았다. 심지어 통화량은 오히려 불이행자의 담보자산을 처분하는 과정에서 은행으로 회수되어 급격하게 쪼그라들기 시작했다. 당연히 통화량의 축소는 자산가의 축소를 불러오고 자산가의 축소는 더 많은 부실과 통화량의 재축소를 유발했다. 이는 당연히 미국 전국에서 일어난 현상이었고, 이 현상은 CDO의 기초가정 즉 '미국 전역에서 불이행률이 한꺼번에 폭증하는 것은 가능성이 매우 낮다는 가정'을 송두리째 뒤엎어버리고 만다.
이는 뻔한 이야기였다. 모든 지역에서 한꺼번에 불이행률이 폭증하지 않을 것이라는 가정에 기초해서 만들어진 CDO는 모든 지역에서 한꺼번에 불이행률이 폭증하자 죄다 휴짓조각이 되어 버렸다. 감당하지 못할 빚을 진 투기꾼들과 돈을 빌려준 은행과 혼돈에 발을 담가 통화량 증가에 일조한 투자자들은 차례차례 무너지기 시작했고 경제 위기가 시작되었다.
또한 서브프라임 모기지라는 상품에는 또 다른 복병이 있었으니, 다름아닌 이자. 계약 체결 이후 처음 1-2년간은 비교적 합리적인 6% 정도의 금리로 상환을 하다가, 티저 기간이 만료되면 갑자기 복리 12~20%급으로 폭등한다. 6%와 20%의 차이가 얼마 안 될 것 같지만 억 단위의 담보 대출인 만큼 한 달에 내야 하는 돈이 몇 배로 뛰니 채무를 이행하던 사람들도 튈 수밖에 없었던 것.
버블이 터지기 얼마 전에 나와서 크게 주목 받진 못했지만 마이너스 대출 상품[11]도 나왔었다! 이건 월 납입금이 이자보다도 작아서 시간이 지날수록 잔금이 늘어나는 미친 물건이었다. 그래서 붙은 별명이 수어사이드 모기지(suicide mortgage). 당연히 단기 시세 차익을 노리는 투기꾼들에게나 적합한 상품이었고, 은행들도 “집값은 항상 오른다”는 확신에 가까운 전망이 있었기 때문에 이러한 상품들을 팔 수 있었다.
이렇게 미쳐 돌아가는 상황 속에서도 은행원들은 상황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었는데, 이는 몇 가지 이유가 있었다. 일단 CDO 자체가 워낙 새로운 투자법이라는 문제였다. 아직 깊게 연구되지 않은 투자법이었고, 은행원들이 가지고 있던 컴퓨터 모델은 모두 오래된 자료에 기초한 것이었다. 즉, Prime 시절에 모은 데이터에 근거해 작성되었다.
당연히 그런 모델이 서브프라임을 이용한 CDO에는 맞지 않았지만, 은행원은 시뮬레이션의 결과를 계속 믿었다. 시뮬레이션은 CDO는 절대로 실패하지 않는다는 투자자들의 심리적 근거가 되었고, 실제로도 서브프라임의 성적표는 그렇게 나쁘지 않았다. 서브프라임 계층의 고객들도 프라임 계층 같이 그럭저럭 돈을 갚아나가서, 프라임만큼은 아니지만 60~80%의 서브프라임 고객들은 돈을 성실히 갚고 있었다.[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