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견 및 고정관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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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천안장애인성폭력상담소 조회 398회 작성일 23-02-01 09:11본문
1. 개요[편집]
편견(偏見, prejudice)은 '공정하지 못하고 한쪽으로 치우친 생각, 그러한 생각으로 인해 상대에 공감하지 못하는 태도'를 의미하며, 고정관념(固定觀念) 또는 영어로 스테레오타입(stereotype)은 '잘 변하지 아니하는, 행동을 주로 결정하는 확고한 의식'이나 '관념이나 어떤 집단의 사람들에 대한 단순하고 지나치게 일반화된 생각'을 가리킨다.[1]
편견에는 '한 쪽으로 기울었다'는 부정적인 의미가 있으나, 고정관념의 경우 통념과 마찬가지로 그 자체로는 좋고 나쁨의 의미가 없는 중립어이기 때문에 나쁜 뜻으로 사용할 경우 '잘못된 고정관념'이라는 수식언이 붙을 필요가 있다. 따라서 어떠한 통념이나 고정관념이 있다고 해서 그 자체로 반드시 나쁘거나, 정정, 계몽되어야 하는 것이라고는 단정할 수 없다. 다만 회화적으로는 대개 부정적 맥락으로 화제를 돌릴 때 이러한 어휘를 사용하는 경우가 많아, 통념이나 고정관념이 그 자체로 부적절하거나 부정적인 것이라 인식하는 경우가 많다.
편견에는 '한 쪽으로 기울었다'는 부정적인 의미가 있으나, 고정관념의 경우 통념과 마찬가지로 그 자체로는 좋고 나쁨의 의미가 없는 중립어이기 때문에 나쁜 뜻으로 사용할 경우 '잘못된 고정관념'이라는 수식언이 붙을 필요가 있다. 따라서 어떠한 통념이나 고정관념이 있다고 해서 그 자체로 반드시 나쁘거나, 정정, 계몽되어야 하는 것이라고는 단정할 수 없다. 다만 회화적으로는 대개 부정적 맥락으로 화제를 돌릴 때 이러한 어휘를 사용하는 경우가 많아, 통념이나 고정관념이 그 자체로 부적절하거나 부정적인 것이라 인식하는 경우가 많다.
2. 편견과 차별대우[편집]
일반적인 정의에 따라 '편견(prejudice)'은 어떤 집단의 구성원에 대한 태도를, '차별대우(discrimination)'는 다른 집단을 적대하여 취해진 행동, 행위를 말한다. 그러니 누군가가 어떤 소수집단을 싫어하기는 하지만 이런 태도가 그 자신의 행동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면, 그는 편견은 가졌지만 차별대우는 보이지 않는다고 말할 수 있다. 반대로 차별은 하는데 편견까지는 갖지 않는 사례도 존재한다.[2]
존 도비디오(J. Dovidio)는 편견을 어떤 사회집단 또는 그 집단의 구성원에 대한 부당하고 주정적인 태도라고 정의한다. 하지만 이 정의는 편견이 긍정적일 수 있기 때문에 한계를 가진다. 반대로 차별대우는 일반적으로 어떤 집단과 해당 구성원을 향한 부정적인 행위를 포함하고 있다.
적대집단에 대한 차별대우는 다양한 형태로 일어날 수 있다. 고든 올포트(G. Allport)는 차별대우에는 5가지 단계가 있다고 주장하였는데 특별한 경우(나치 독일같은)에 이 단계가 급속히 증가하기도 한다. 다음은 그 단계다.
1. 반항적 말투: 적대집단을 향한 언어적 공격.
2. 회피: 적대 집단을 체계적으로 회피한다. 어떤 경우에는 이 집단의 구성원이라는 정체성을 쉽게 식별할 수 있도록 만드는 단계가 포함되기도 한다(예, 나치 독일의 다윗의 별).
3. 차별대우: 적대 집단은 다른 집단과 비교하여 시민권,직업 등에서 의도적인 불이익을 당하게 된다.
4. 신체적 공격: 적대 집단의 구성원들은 공격당하고 그들의 소유물이 파괴되기도 한다.
5. 몰살: 적대 집단의 모든 구성원을 몰살하려는 의도적 시도가 일어난다(예, 나치 독일의 홀로코스트).
일반적으로 1은 많은 사회에서 나타나는 현상이다.
편견과 차별대우가 함께 일어나는 경우 사람들의 태도와 행동은 일치하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실제로 그렇지 않은 경우가 많다. 미국의 공무원인 라피어(LaPiere)는 1935년에 미국으로 여행을 온 중국인 부부를 대동하고 중국인 부부를 위해 통역사 역할을 해 주며 미국에 있는 250개의 호텔과 레스토랑을 방문하였는데, 이 부부가 서비스를 거부당한 것은 단 한 번 뿐이었다. 이것은 중국인에 대한 미국인의 차별이 거의 없었다는 뜻이다. 라피어는 그들이 방문한 호텔과 레스토랑 주인들에게 손님으로 중국인을 받겠는지 편지로 물어보았는데, 이전 연구와 비교했을 때 의외의 결과가 나왔고 이들 중 절반이 답변했고 그 중 90%가 중국인 손님을 받지 않겠다고 답하였다. 따라서 기본적으로는 중국인에 대한 편견이 분명히 존재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편견이 측정될 때 사회적 압력이 존재한다. 편견은 보통 자기보고 설문으로 평가되는데 이런 기법은 질문에 사회적 바람직성 편향(Social Desirability Bias)이 영향을 준다. 즉 사람들은 남들에게 자기 자신이 편견 어린 사람으로 보이기를 꺼리는 경향이 있으며, 실제보다 더 관대한 이미지로 자기 자신을 치장하려고 한다.
편견에는 다음의 세 가지 종류가 있다.
존 도비디오(J. Dovidio)는 편견을 어떤 사회집단 또는 그 집단의 구성원에 대한 부당하고 주정적인 태도라고 정의한다. 하지만 이 정의는 편견이 긍정적일 수 있기 때문에 한계를 가진다. 반대로 차별대우는 일반적으로 어떤 집단과 해당 구성원을 향한 부정적인 행위를 포함하고 있다.
적대집단에 대한 차별대우는 다양한 형태로 일어날 수 있다. 고든 올포트(G. Allport)는 차별대우에는 5가지 단계가 있다고 주장하였는데 특별한 경우(나치 독일같은)에 이 단계가 급속히 증가하기도 한다. 다음은 그 단계다.
1. 반항적 말투: 적대집단을 향한 언어적 공격.
2. 회피: 적대 집단을 체계적으로 회피한다. 어떤 경우에는 이 집단의 구성원이라는 정체성을 쉽게 식별할 수 있도록 만드는 단계가 포함되기도 한다(예, 나치 독일의 다윗의 별).
3. 차별대우: 적대 집단은 다른 집단과 비교하여 시민권,직업 등에서 의도적인 불이익을 당하게 된다.
4. 신체적 공격: 적대 집단의 구성원들은 공격당하고 그들의 소유물이 파괴되기도 한다.
5. 몰살: 적대 집단의 모든 구성원을 몰살하려는 의도적 시도가 일어난다(예, 나치 독일의 홀로코스트).
일반적으로 1은 많은 사회에서 나타나는 현상이다.
편견과 차별대우가 함께 일어나는 경우 사람들의 태도와 행동은 일치하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실제로 그렇지 않은 경우가 많다. 미국의 공무원인 라피어(LaPiere)는 1935년에 미국으로 여행을 온 중국인 부부를 대동하고 중국인 부부를 위해 통역사 역할을 해 주며 미국에 있는 250개의 호텔과 레스토랑을 방문하였는데, 이 부부가 서비스를 거부당한 것은 단 한 번 뿐이었다. 이것은 중국인에 대한 미국인의 차별이 거의 없었다는 뜻이다. 라피어는 그들이 방문한 호텔과 레스토랑 주인들에게 손님으로 중국인을 받겠는지 편지로 물어보았는데, 이전 연구와 비교했을 때 의외의 결과가 나왔고 이들 중 절반이 답변했고 그 중 90%가 중국인 손님을 받지 않겠다고 답하였다. 따라서 기본적으로는 중국인에 대한 편견이 분명히 존재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편견이 측정될 때 사회적 압력이 존재한다. 편견은 보통 자기보고 설문으로 평가되는데 이런 기법은 질문에 사회적 바람직성 편향(Social Desirability Bias)이 영향을 준다. 즉 사람들은 남들에게 자기 자신이 편견 어린 사람으로 보이기를 꺼리는 경향이 있으며, 실제보다 더 관대한 이미지로 자기 자신을 치장하려고 한다.
편견에는 다음의 세 가지 종류가 있다.
- 공공연한 편견
대외적으로 특정 집단이나 대상에 대해 편견어린 말과 행동, 태도를 서슴지 않는 것.
ex.) 여론조사에서 인종적 분리주의를 주장하거나, 흑백 결혼을 지지하지 않는다고 직접적으로 응답하는 경우. - 암묵적인 편견
겉으로는 편견을 거부하는 것처럼 처신하지만, 다른 동기로 위장이 가능하다면 편견어린 태도를 보이는 것.[3]
ex.) 흑인 이름이 적힌 투고 글에 대해서 현저히 신랄한 비판을 하거나, 유별나게 비판을 꺼리려는 태도를 보이는 경우.
이처럼 편견과 같은 친사회적이지 못한 태도를 연구하기 위해서는 개인 내면에 암묵적으로 깔린 미묘한 측면들을 잡아내는 방법론이 필요하다. 실제로 암묵적 연합검사(IAT; Implicit-Association Test)는 사회심리학자들이 위와 같은 사회적 인지 상황을 연구할 때 쓰는 보편적인 연구방법론이기도 하다.
90~2000년대 무렵의 심리학자들은 편견이 보수 우익들만의 전유물이라고 여겼으며, 그와 관련하여 일반화된 편견(Generalized Prejudice) 또는 심리적 불관용(Psychological Intolerance) 같은 용어를 제안하기도 했다. 즉, 편견 외에도 차별, 타자화, 근본주의, 공격성, 획일화, 다양성의 거부, 자기중심성, 우월주의, 선민사상 같은 것들을 싸잡아서 보수주의자(Conservatives)들만의 특징이라고 간주했던 것. 그러나 곧 이것이 연구자의 또 다른 우월의식 내지는 타자화가 아니냐는 자성이 잇따랐고, 곧 2010년대 중반 들어 재럿 크로퍼드(J. Crawford) 같은 학자들을 중심으로 하여[7] 편견이 좌우 막론하고 똑같이 나타나는 현상임을 강조하는 경향이 두드러지고 있는 추세다.[8]
3. 고정관념[편집]
일반적으로 어떤 편견을 가진 사람은, 자신이 배척하는 소수집단의 구성원들이 서로 유사하다고 생각한다. 이를 외집단 동질성 편향(outgroup homogeneity bias)이라고 한다. 이렇게 개개인의 고유한 특성을 고려하지 않고 범주화하는 사고방식이 바로 고정관념이다.
더 정확히 말하자면, "어떤 집단에서 우세하게 나타난다고 여겨지는 (많은 경우 부정적으로 받아들여지는) 특성을 그 집단의 모든 개인들에게 개인 간 차이를 전혀 고려하지 않고 부여하는 단순한 인지적 관점" 이다.[9] 편견이 태도 및 정서에 속한다면, 고정관념은 인지에 속한다.
연구의 역사는 무려 1922년으로까지 거슬러 올라가며, Lippman(1922)의 《여론》(Public Opinion)이라는 문헌에서 처음으로 고정관념이라고 할 만한 개념이 발견된다. 여기서는 "반례를 목격하더라도 여전히 사라지지 않는 비합리적인 생각" 이라고 묘사되었는데, 이는 고정관념이 본질적으로 외집단에 대한 모 아니면 도(all-or-none) 식의 생각이라는 관념을 견지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이 생각은 이후 카츠(D.Katz)와 브랠리(K.W.Braly)의 민족성 연구로 이어져서, "모든 독일인은 근면하고 효율적이다" 라는 주장은 게으른 독일인을 목격하더라도 바뀌지 않는다고 하였다. 이런 접근에 따르면 고정관념은 비합리적이고 비논리적이기 짝이 없는 것이었다.
이후 올포트(G.Allport)와 캠벨(D.T.Campbell)로 이어지면서 고정관념이 단순히 모 아니면 도 식의 생각이 아니라 좀 더 복잡한, (마치 베이즈 정리를 연상하게 하는) 일종의 확률적 추측(probabilistic prediction)의 과정이라는 생각이 나왔다. 이 관점에서 본다면 고정관념이 단일한 반례를 목격하고 나서 바뀌지 않는 것은 충분히 그럴 만한 정도를 넘어서 오히려 합리적인 대응이라 할 수 있었다. "독일인들은 다른 나라 사람들에 비해 근면한 사람들의 비율이 좀 더 높은 편이다" 식의 설명이 고정관념의 본질에 더 가깝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 역시 문제는 존재해서, 이렇게 구분되는 민족적 특성은 종종 과대평가되고 과장되거나 왜곡되게 마련이라는 점이 제기되었다. 특히 고정관념이 타인을 그 범주에 맞게 일반화하는 인지적 과정임을 고려할 때, 1970년대 이래로 대두되어 온 정보처리이론의 영향을 받은 사회적 인지 학파는 스룰-와이어 모형(Srull-Wyer Model) 등을 내세우며 고정관념이 인지적 처리의 다양한 국면들 속에서 지속적으로 왜곡됨을 주장하였다.
이후 연구자들은 범주 원형성(category prototype)의 관점에서 집단에 대한 인상형성으로서의 고정관념을 설명하는 데 집중했다. 연구자들은 남성들로 구성된 집단 속에 홀로 속한 여성이나 백인 집단 속의 유일한 흑인 같은 경우에 이들의 행동거지 하나하나가 그들의 젠더나 인종 범주 전체의 원형성으로 연결될 가능성이 크다고 보았다. 그러나 데이비드 해밀튼(D.L.Hamilton) 등의 다른 연구자들은 이를 보완하여, 단순히 소수 집단이기에 고정관념이 만들어진다기보다는, 소수 집단의 구성원이 비범하고 일상적이지 않다고 여겨지는 "특수한" 행동을 하는 경우에만 고정관념이 형성된다고 제안하였다.
고정관념이 문제가 되는 것은 그것이 타인에 대해서 종종 나쁜 쪽으로 우리의 생각을 왜곡시킨다는 점이다. 그리고 이로 인해서 행동 및 제도 수준의 차별이 발생하고, 실제로 피해를 입는 사람들이 생겨나고 있다. 또한 편견이라는 정서적 및 태도 수준의 반응 역시 우리의 행복과 삶의 질을 저해한다. 고정관념은 편견이나 차별과 같은 불관용이라는 것에 대해 그것을 정당화하고 합리화하는 논리로서 봉사하곤 하는데, 이로 인하여 수십 년 동안 사회심리학자들은 고정관념을 어떻게 바로 잡을 수 있을지 중점적으로 고민해 왔다.
고정관념은 어떤 타인에 대한 범주 정보(categorical information)만이 주어졌을 때 그 타인에 대한 대략적인 이미지를 그려낼 수 있다는 점에서 상당히 영향이 크다고 볼 수 있다. 이를테면 어떤 사람에 대해 아는 것이 전혀 없더라도, "그 사람, ○○○ 한대!" 라는 정보 하나만으로 곧바로 그 사람에 대한 이미지를 상당 부분 그려낸다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범주 정보가 그 사람에 대한 더 자세한 개인화된 정보(individuated information)에 접근할 유인을 차단하게 될 수도 있다. 개인화된 정보는 범주 정보가 가용한 시점에서 어렵지 않게 얻어질 수 있기 때문에, 개인화된 정보에는 관심을 갖지 않게 되는 경향이 문제가 된다.[10] 또한 하나의 대상에 대한 여러 범주 정보들이 경합할 때에도, 고정관념은 특정 범주 하나만을 신뢰하며 애용하도록 만든다.[11]
대표적인 고정관념들로 유대인이나 아시아인은 수학을 잘 할 것이라는 고정관념, 흑인은 랩과 운동을 잘 할 것이라는 고정관념 등이 그것이다. 사회심리학계에서는 "가난한 사람은 정직하고, 부유한 사람은 교활하다" 는 고정관념을 연구한 것이 널리 알려졌다. 이에 대해 아론 케이(A.C.Kay)는 이것이 고정관념의 대상이 되는 사람들의 반발을 가라앉히기 위한 보상적(complementary)으로 나타난 고정관념이라고 지적했다.
무서운 것은, 사람들이 고정관념을 갖게 되는 것만으로도 그 고정관념으로 인한 피해자의 객관적인 성취나 능력을 저해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대표적인 사례로 "쟤는 여자라서 수학 같은 건 못 해" 라거나, "쟤는 흑인이라서 IQ 검사 점수가 낮을 거야" 의 두 가지가 꼽히며, 이와 관련된 학계의 최초의 보고는 1995년에 나타났다. 더 무서운 사실은, 정작 당사자가 그 고정관념을 부정하거나 극복하려는 의지를 불태울수록 오히려 성취의 저하가 더 심하게 발생한다는 것이다.
이 현상에 대해서 심리학자들은 고정관념 위협(stereotype threat)이라는 이름을 붙이고 미친 듯이 연구했다. 때로 실제로 어느 정도 진실에 부합하는 고정관념의 영향을 받더라도[12] 더더욱 부정적 효과를 받게 되며, 긍정적 고정관념은 미약하게 그 대상자의 성취를 증가시키는 효과가 있다는 점도 밝혀졌다. 해당 문서에서 소개하듯이 고정관념 위협을 극복하는 방법에 대해서는 학계 일각에서 격렬한 비판을 받기도 했다.
고정관념에서 벗어나는 사람들의 사례는 많이 있음에도, 그런 사례에 대해서 사람들은 자신의 틀린 고정관념에 대한 반례로 규정하는 게 아니라, 자신의 고정관념에 종속된 새로운 하위 고정관념을 만들어내어 기존 고정관념과 차별화한다. 예를 들어, 우리는 수많은 뉴스와 인터넷 기사들에서 "노인 올림픽 선수", "여류 작가", "여성 대법관" 같은 표현들을 많이 접했을 것인데, 연구자들은 이러한 현상을 두고 유형 세분화(subtyping) 및 소집단화(subgrouping)라고 부르고 있다.[13]
사회인지 분야의 권위자로서 첫인상과 고정관념에 대한 연구로 유명한 심리학자 수전 피스크(S. Fiske)는 고정관념 내용 모형(SCM; stereotype content model)이라는 것을 만들어서 학계에서 주목받기도 했다. 특히 이 모형에서 제안한 가장 대표적인 부분은 우리가 특정 사회집단에 대해서 "유능하지만 냉담하다, 무능하지만 따뜻하다"와 같은 고정관념을 잘 형성하지만, 유능하면서 따뜻하다거나 무능하면서 냉담한 케이스는 잘 고려하지 않는다는 것이다.[14] 이와 같은 예측들은 사회적 약자에 대한 대중적 인식에 대한 연구에 적극 활용될 정도로 그 활용성이 높다고 평가된다.
더 정확히 말하자면, "어떤 집단에서 우세하게 나타난다고 여겨지는 (많은 경우 부정적으로 받아들여지는) 특성을 그 집단의 모든 개인들에게 개인 간 차이를 전혀 고려하지 않고 부여하는 단순한 인지적 관점" 이다.[9] 편견이 태도 및 정서에 속한다면, 고정관념은 인지에 속한다.
연구의 역사는 무려 1922년으로까지 거슬러 올라가며, Lippman(1922)의 《여론》(Public Opinion)이라는 문헌에서 처음으로 고정관념이라고 할 만한 개념이 발견된다. 여기서는 "반례를 목격하더라도 여전히 사라지지 않는 비합리적인 생각" 이라고 묘사되었는데, 이는 고정관념이 본질적으로 외집단에 대한 모 아니면 도(all-or-none) 식의 생각이라는 관념을 견지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이 생각은 이후 카츠(D.Katz)와 브랠리(K.W.Braly)의 민족성 연구로 이어져서, "모든 독일인은 근면하고 효율적이다" 라는 주장은 게으른 독일인을 목격하더라도 바뀌지 않는다고 하였다. 이런 접근에 따르면 고정관념은 비합리적이고 비논리적이기 짝이 없는 것이었다.
이후 올포트(G.Allport)와 캠벨(D.T.Campbell)로 이어지면서 고정관념이 단순히 모 아니면 도 식의 생각이 아니라 좀 더 복잡한, (마치 베이즈 정리를 연상하게 하는) 일종의 확률적 추측(probabilistic prediction)의 과정이라는 생각이 나왔다. 이 관점에서 본다면 고정관념이 단일한 반례를 목격하고 나서 바뀌지 않는 것은 충분히 그럴 만한 정도를 넘어서 오히려 합리적인 대응이라 할 수 있었다. "독일인들은 다른 나라 사람들에 비해 근면한 사람들의 비율이 좀 더 높은 편이다" 식의 설명이 고정관념의 본질에 더 가깝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 역시 문제는 존재해서, 이렇게 구분되는 민족적 특성은 종종 과대평가되고 과장되거나 왜곡되게 마련이라는 점이 제기되었다. 특히 고정관념이 타인을 그 범주에 맞게 일반화하는 인지적 과정임을 고려할 때, 1970년대 이래로 대두되어 온 정보처리이론의 영향을 받은 사회적 인지 학파는 스룰-와이어 모형(Srull-Wyer Model) 등을 내세우며 고정관념이 인지적 처리의 다양한 국면들 속에서 지속적으로 왜곡됨을 주장하였다.
이후 연구자들은 범주 원형성(category prototype)의 관점에서 집단에 대한 인상형성으로서의 고정관념을 설명하는 데 집중했다. 연구자들은 남성들로 구성된 집단 속에 홀로 속한 여성이나 백인 집단 속의 유일한 흑인 같은 경우에 이들의 행동거지 하나하나가 그들의 젠더나 인종 범주 전체의 원형성으로 연결될 가능성이 크다고 보았다. 그러나 데이비드 해밀튼(D.L.Hamilton) 등의 다른 연구자들은 이를 보완하여, 단순히 소수 집단이기에 고정관념이 만들어진다기보다는, 소수 집단의 구성원이 비범하고 일상적이지 않다고 여겨지는 "특수한" 행동을 하는 경우에만 고정관념이 형성된다고 제안하였다.
고정관념이 문제가 되는 것은 그것이 타인에 대해서 종종 나쁜 쪽으로 우리의 생각을 왜곡시킨다는 점이다. 그리고 이로 인해서 행동 및 제도 수준의 차별이 발생하고, 실제로 피해를 입는 사람들이 생겨나고 있다. 또한 편견이라는 정서적 및 태도 수준의 반응 역시 우리의 행복과 삶의 질을 저해한다. 고정관념은 편견이나 차별과 같은 불관용이라는 것에 대해 그것을 정당화하고 합리화하는 논리로서 봉사하곤 하는데, 이로 인하여 수십 년 동안 사회심리학자들은 고정관념을 어떻게 바로 잡을 수 있을지 중점적으로 고민해 왔다.
고정관념은 어떤 타인에 대한 범주 정보(categorical information)만이 주어졌을 때 그 타인에 대한 대략적인 이미지를 그려낼 수 있다는 점에서 상당히 영향이 크다고 볼 수 있다. 이를테면 어떤 사람에 대해 아는 것이 전혀 없더라도, "그 사람, ○○○ 한대!" 라는 정보 하나만으로 곧바로 그 사람에 대한 이미지를 상당 부분 그려낸다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범주 정보가 그 사람에 대한 더 자세한 개인화된 정보(individuated information)에 접근할 유인을 차단하게 될 수도 있다. 개인화된 정보는 범주 정보가 가용한 시점에서 어렵지 않게 얻어질 수 있기 때문에, 개인화된 정보에는 관심을 갖지 않게 되는 경향이 문제가 된다.[10] 또한 하나의 대상에 대한 여러 범주 정보들이 경합할 때에도, 고정관념은 특정 범주 하나만을 신뢰하며 애용하도록 만든다.[11]
대표적인 고정관념들로 유대인이나 아시아인은 수학을 잘 할 것이라는 고정관념, 흑인은 랩과 운동을 잘 할 것이라는 고정관념 등이 그것이다. 사회심리학계에서는 "가난한 사람은 정직하고, 부유한 사람은 교활하다" 는 고정관념을 연구한 것이 널리 알려졌다. 이에 대해 아론 케이(A.C.Kay)는 이것이 고정관념의 대상이 되는 사람들의 반발을 가라앉히기 위한 보상적(complementary)으로 나타난 고정관념이라고 지적했다.
무서운 것은, 사람들이 고정관념을 갖게 되는 것만으로도 그 고정관념으로 인한 피해자의 객관적인 성취나 능력을 저해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대표적인 사례로 "쟤는 여자라서 수학 같은 건 못 해" 라거나, "쟤는 흑인이라서 IQ 검사 점수가 낮을 거야" 의 두 가지가 꼽히며, 이와 관련된 학계의 최초의 보고는 1995년에 나타났다. 더 무서운 사실은, 정작 당사자가 그 고정관념을 부정하거나 극복하려는 의지를 불태울수록 오히려 성취의 저하가 더 심하게 발생한다는 것이다.
이 현상에 대해서 심리학자들은 고정관념 위협(stereotype threat)이라는 이름을 붙이고 미친 듯이 연구했다. 때로 실제로 어느 정도 진실에 부합하는 고정관념의 영향을 받더라도[12] 더더욱 부정적 효과를 받게 되며, 긍정적 고정관념은 미약하게 그 대상자의 성취를 증가시키는 효과가 있다는 점도 밝혀졌다. 해당 문서에서 소개하듯이 고정관념 위협을 극복하는 방법에 대해서는 학계 일각에서 격렬한 비판을 받기도 했다.
고정관념에서 벗어나는 사람들의 사례는 많이 있음에도, 그런 사례에 대해서 사람들은 자신의 틀린 고정관념에 대한 반례로 규정하는 게 아니라, 자신의 고정관념에 종속된 새로운 하위 고정관념을 만들어내어 기존 고정관념과 차별화한다. 예를 들어, 우리는 수많은 뉴스와 인터넷 기사들에서 "노인 올림픽 선수", "여류 작가", "여성 대법관" 같은 표현들을 많이 접했을 것인데, 연구자들은 이러한 현상을 두고 유형 세분화(subtyping) 및 소집단화(subgrouping)라고 부르고 있다.[13]
사회인지 분야의 권위자로서 첫인상과 고정관념에 대한 연구로 유명한 심리학자 수전 피스크(S. Fiske)는 고정관념 내용 모형(SCM; stereotype content model)이라는 것을 만들어서 학계에서 주목받기도 했다. 특히 이 모형에서 제안한 가장 대표적인 부분은 우리가 특정 사회집단에 대해서 "유능하지만 냉담하다, 무능하지만 따뜻하다"와 같은 고정관념을 잘 형성하지만, 유능하면서 따뜻하다거나 무능하면서 냉담한 케이스는 잘 고려하지 않는다는 것이다.[14] 이와 같은 예측들은 사회적 약자에 대한 대중적 인식에 대한 연구에 적극 활용될 정도로 그 활용성이 높다고 평가된다.
3.1. 왜 우리가 고정관념을 가지는가?[편집]
고정관념의 발생 원인에 대해서는 몇 가지 설명이 존재하는데, 심리학계에서 우선적으로 주목하는 원인으로는
1. 인지적 자원의 효율적 사용
2. 동기화에 의한 추동
3. 정체성 형성 과정에서 발생하는 현상의 세 가지이다.
첫째, 고정관념은 세계를 지각하는 간단한 방법을 제공한다. 그러므로 정보처리의 인지적 노력이 더 적게 들도록 한다. 이와 관련된 증거로는 매크레이(Macrae), 밀른(Milne)과 보든하우즌(Bodenhausen)의 연구를 들 수 있다.
피험자들은 두 개의 과제를 동시에 수행하도록 요구받았다. 첫째는 성격에 대한 정보를 바탕으로 사람의 인상을 형성하는 과제이고, 둘째는 녹음 테이프에서 제공되는 정보를 이해하는 과제다. 인상형성과제에서 쉽게 고정관념을 이용할 수 있거나 아니면 이 정보를 이용하기 어렵게 배열되어 제시되었다. 인상형성과제에서 쉽게 고정관념을 활용할 수 있었던 피험자들은 다른 피험자보다 이차과제에서의 수행이 더 좋았다. 고정관념을 이용하는것은 인상형성과제에서 요구되는 정보처리의 양을 감소시켰고, 인지적 자원이 이해과제의 수행에 이용될 수 있도록 하였다.
이는 진화적으로 보더라도 적응적이다. 쉬운 예를 들자면, 뱀 공포증이 그렇다고 볼 수 있다. 모든 뱀이 인간에게 위험한 것은 아니지만, 일단 독사에게 물린 것을 겪어 보거나 목격하면 모든 뱀을 피하는 것이 이롭다고 판단을 내리게 된다. 따라서 개인적으로 특정 집단의 구성원 때문에 피해를 본 경우 그 집단 구성원 전체에 대한 편견이 생길 수밖에 없는 것.
둘째, 때때로 고정관념은 외집단에 대한 적대감과 좌절감의 전치로 인해 동기화되면서 발생할 수 있다. 특히 이는 희생양 만들기(scapegoating) 관련 연구자들에 의해 자주 제기되어 왔다. 사회의 문제나 부조리에 대해서 누군가 만만한 소수자 집단을 골라잡아 이들을 비난해야 할 동기적 필요성이 발생하고, 그 결과 그들에 대해서 부정적인 일반화를 시도한다는 것이다. 고정관념이 외집단에 대한 정당화될 수 없는 증오를 합리화하는 데 봉사하는 것이다.
셋째, 상기된 바 범주 원형성 및 인상형성 위주의 고정관념 연구에 반기를 들고 나타난 사회적 정체성 이론에 따르면, 우리가 스스로에 대해 생각하는 방식, 즉 정체성의 일부는 우리가 소속하여 동일시하고 있는 다양한 사회집단에 의해서 결정된다. 고정관념은 다른 집단의 구성원들로부터 자신을 확실하게 구분하도록 해 준다. 집단들을 서로 구분하기 위해서 우리가 소속하고 있는 집단에 대한 고정관념은 비교하는 집단에 따라 어느 정도 변화하는 융통성을 보일 필요가 있다. 예를 들자면 중년 성인과 청년을 비교할때 젊은 사람들은 청년기의 반항을 일반적인 수준보다 강조하려는 경향을 보일 것이다.
사회적 정체성 이론을 뒷받침하는 증거는 치니렐라(Cinnirella)에 의해 보고되었는데 영국의 대학생에게 영국인에 대한 고정관념을 평가하도록 하고, 또는 영국인과 이탈리아인에 대한 고정관념을 함께 평가하도록 하였다. 영국인에 대한 고정관념은 이탈리아인에 대한 고정관념과 비교될 때 더욱 과장되어서, 이 조건에서 영국인은 더 근면하고 더 내성적인 존재로 간주되었다. 이와 비슷하게, 이탈리아인들도 그들만이 따로 평가될 때보다 영국인과 비교될 때 덜 근면하고 덜 진취적인 것으로 평가되었다. 동아시아로 예를 들면, 미국 등 구미 선진국의 사람들이 일본인과 한국인을 비교할 때 서로의 고정관념이 더욱 강화되는 특징이 있다.[15]
그 외에도 고정관념과 관련하여 일반인들 사이에서도 이런저런 논의거리들이 있다. 예컨대, 인간의 경험은 아무래도 제한될 수밖에 없다. 예를 들어 한부모 가정이나 다문화 가정의 아이들 대상으로 봉사 활동을 하거나 상담을 하는 업무를 맡을 경우, 애초에 아무런 문제 없이 살아가는 아이들을 상대할 일이 없다[16]. 따라서 이러한 업무를 통해 사회 적응에 어려움을 겪는 아이들을 많이 만날 경우, 한부모 가정이나 다문화 가정 아이들의 대부분은 문제가 있다는 편견이 생길 수 있는 것이다.
정신질환은 못 고치는 병이란 편견도 이와 관련이 있다. 증상이 경미해 정상인과 별 차이가 없는 사람들은 요령껏 숨기므로, 결국 증상이 악화된 중증 환자들이 병원을 많이 찾게 되는데, 아무래도 병원에서 오래 보게 되는 환자들은 완치가 안 되는 최고 중증 환자들이 많을 수밖에 없으므로 성공적으로 완치한 사례는 기억에 남지 않고, 이런 최악의 케이스만 기억에 남게 되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차라리 아무런 경험이나 지식이 없는 백지 상태일 때 오히려 사람을 편견 없이 공정하게 대할 수 있다.
1. 인지적 자원의 효율적 사용
2. 동기화에 의한 추동
3. 정체성 형성 과정에서 발생하는 현상의 세 가지이다.
첫째, 고정관념은 세계를 지각하는 간단한 방법을 제공한다. 그러므로 정보처리의 인지적 노력이 더 적게 들도록 한다. 이와 관련된 증거로는 매크레이(Macrae), 밀른(Milne)과 보든하우즌(Bodenhausen)의 연구를 들 수 있다.
피험자들은 두 개의 과제를 동시에 수행하도록 요구받았다. 첫째는 성격에 대한 정보를 바탕으로 사람의 인상을 형성하는 과제이고, 둘째는 녹음 테이프에서 제공되는 정보를 이해하는 과제다. 인상형성과제에서 쉽게 고정관념을 이용할 수 있거나 아니면 이 정보를 이용하기 어렵게 배열되어 제시되었다. 인상형성과제에서 쉽게 고정관념을 활용할 수 있었던 피험자들은 다른 피험자보다 이차과제에서의 수행이 더 좋았다. 고정관념을 이용하는것은 인상형성과제에서 요구되는 정보처리의 양을 감소시켰고, 인지적 자원이 이해과제의 수행에 이용될 수 있도록 하였다.
이는 진화적으로 보더라도 적응적이다. 쉬운 예를 들자면, 뱀 공포증이 그렇다고 볼 수 있다. 모든 뱀이 인간에게 위험한 것은 아니지만, 일단 독사에게 물린 것을 겪어 보거나 목격하면 모든 뱀을 피하는 것이 이롭다고 판단을 내리게 된다. 따라서 개인적으로 특정 집단의 구성원 때문에 피해를 본 경우 그 집단 구성원 전체에 대한 편견이 생길 수밖에 없는 것.
둘째, 때때로 고정관념은 외집단에 대한 적대감과 좌절감의 전치로 인해 동기화되면서 발생할 수 있다. 특히 이는 희생양 만들기(scapegoating) 관련 연구자들에 의해 자주 제기되어 왔다. 사회의 문제나 부조리에 대해서 누군가 만만한 소수자 집단을 골라잡아 이들을 비난해야 할 동기적 필요성이 발생하고, 그 결과 그들에 대해서 부정적인 일반화를 시도한다는 것이다. 고정관념이 외집단에 대한 정당화될 수 없는 증오를 합리화하는 데 봉사하는 것이다.
셋째, 상기된 바 범주 원형성 및 인상형성 위주의 고정관념 연구에 반기를 들고 나타난 사회적 정체성 이론에 따르면, 우리가 스스로에 대해 생각하는 방식, 즉 정체성의 일부는 우리가 소속하여 동일시하고 있는 다양한 사회집단에 의해서 결정된다. 고정관념은 다른 집단의 구성원들로부터 자신을 확실하게 구분하도록 해 준다. 집단들을 서로 구분하기 위해서 우리가 소속하고 있는 집단에 대한 고정관념은 비교하는 집단에 따라 어느 정도 변화하는 융통성을 보일 필요가 있다. 예를 들자면 중년 성인과 청년을 비교할때 젊은 사람들은 청년기의 반항을 일반적인 수준보다 강조하려는 경향을 보일 것이다.
사회적 정체성 이론을 뒷받침하는 증거는 치니렐라(Cinnirella)에 의해 보고되었는데 영국의 대학생에게 영국인에 대한 고정관념을 평가하도록 하고, 또는 영국인과 이탈리아인에 대한 고정관념을 함께 평가하도록 하였다. 영국인에 대한 고정관념은 이탈리아인에 대한 고정관념과 비교될 때 더욱 과장되어서, 이 조건에서 영국인은 더 근면하고 더 내성적인 존재로 간주되었다. 이와 비슷하게, 이탈리아인들도 그들만이 따로 평가될 때보다 영국인과 비교될 때 덜 근면하고 덜 진취적인 것으로 평가되었다. 동아시아로 예를 들면, 미국 등 구미 선진국의 사람들이 일본인과 한국인을 비교할 때 서로의 고정관념이 더욱 강화되는 특징이 있다.[15]
그 외에도 고정관념과 관련하여 일반인들 사이에서도 이런저런 논의거리들이 있다. 예컨대, 인간의 경험은 아무래도 제한될 수밖에 없다. 예를 들어 한부모 가정이나 다문화 가정의 아이들 대상으로 봉사 활동을 하거나 상담을 하는 업무를 맡을 경우, 애초에 아무런 문제 없이 살아가는 아이들을 상대할 일이 없다[16]. 따라서 이러한 업무를 통해 사회 적응에 어려움을 겪는 아이들을 많이 만날 경우, 한부모 가정이나 다문화 가정 아이들의 대부분은 문제가 있다는 편견이 생길 수 있는 것이다.
정신질환은 못 고치는 병이란 편견도 이와 관련이 있다. 증상이 경미해 정상인과 별 차이가 없는 사람들은 요령껏 숨기므로, 결국 증상이 악화된 중증 환자들이 병원을 많이 찾게 되는데, 아무래도 병원에서 오래 보게 되는 환자들은 완치가 안 되는 최고 중증 환자들이 많을 수밖에 없으므로 성공적으로 완치한 사례는 기억에 남지 않고, 이런 최악의 케이스만 기억에 남게 되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차라리 아무런 경험이나 지식이 없는 백지 상태일 때 오히려 사람을 편견 없이 공정하게 대할 수 있다.
3.2. 고정관념 정확성 논쟁[편집]
고정관념은 그 연구 초기부터 과잉일반화를 핵심적 특성으로 정의하고 논의를 시작했기에, 그것이 개개인에게 적용될 때에는 대체로 부정확하다는 것이 자명하다고 간주되었다. 즉, 고정관념은 지나친 단순화와 과장, 왜곡으로 점철되어 있으며, 같은 범주나 집단에 속해 있는 타인들 사이의 다양성 역시 극도로 작다고 간주하게 한다. 외집단의 분산이 작다고 느끼게 되는 현상은 상단 서술에서도 소개했던 바 있는 외집단 동질성 편향이라 하여 이 역시 많은 관심을 받은 연구주제였다.
물론 학계에서도 때때로 고정관념이 정확할 때도 있음은 알고 있었고, 이 때문에 캠벨과 같은 초창기 연구자들은 진실의 핵(Kernel-of-truth) 가설이라고 불렀다. 고정관념이 아주 생뚱맞은 이야기를 하는 것은 아니며, 어느 정도는 그 집단에 대한 진실을 반영하고 있을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트리안디스(Triandis)와 바실리우(Vassiliou)는 그리스 사람과 미국 사람을 연구하여 다음과 같은 결론을 얻었다. "특정 집단에 대한 고정관념이 해당 집단에 대한 직접 지식을 가지고 있는 사람에게서 획득된 것이라면 여기에는 일정부분 진실이 담겨 있다."
50-60년대에 고정관념의 정확성에 대해 진지하게 궁금해하던 사회심리학계는 1970년대 들어서면서 변화를 맞이했다. 수많은 항쟁과 시위, 인권운동 등이 대두되면서 인권과 사회적 소수자들이 강조되었고, 마침 정보처리이론을 통해 인간이 저지르는 수많은 편향과 오류들이 학계에 속속 보고되면서, "사회적 약자들을 향해서 우리가 잘못된 생각을 너무 많이 갖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자성이 나타났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고정관념이 때로 정확할 수도 있다는 생각은 그 입지를 잃어버렸고, 사실상 '고장난 시계도 하루 두 번은 맞는 법이지' 정도의 대접을 받게 되었다.
고정관념 정확성에 대한 논쟁은 두 차례 수면 위로 다시 떠올랐는데, 첫째는 80년대 후반과 90년대 초반에 있었던 대인지각(person perception) 연구자들의 성과에 고무되어 나타난 것이다. 이들에 따르면 사람들은 불과 1초도 되지 않는 찰나에 낯선 사람의 얼굴만 보고도 그 사람이 얼마나 외향적인지 아니면 내향적인지를 (그 사람 본인의 자기평가와 비교할 때) 믿을 수 없을 만큼 정확히 알아맞힐 수 있다. 사람이 타인을 인식하는 것이 기존에 생각하는 것보다 꽤 정확하다면, 고정관념 역시 재평가가 필요한 것일지도 몰랐다. 둘째로 주목받은 것은 2015년 이후의 현대의 일로, 사회심리학계가 좌편향되어 있어서 특정 이슈들에 대해서는 연구를 꺼리는 게 아니냐는 학계 내부의 자성이 나타나면서 다시 강조된 일이다. 2010년대 중엽에는 실제로 관련 심포지엄이나 핸드북들이 줄줄이 쏟아졌는데, 이때의 분위기는 조너선 하이트를 비롯한 도덕심리학자들의 화력지원(?)이 상당히 컸다.
여하튼 고정관념이 의외로 정확할 수 있다는 주장은 몇몇 논자들에 의해 꽤 고집스럽게 견지되어 왔다. 리 주심(L.Jussim)에 따르면 고정관념은 생각만큼 부정확하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항상 정확한 것도 아니며, 단지 "부정확성" 이 고정관념의 핵심 특성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한다. 많은 경우 고정관념은 부정적이고, 부정확하며, 자문화 중심주의적이고, 왜곡되어 있지만, 그것은 고정관념이 원래 그렇기 때문이 아니며 다른 제3의 변인이 존재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빅터 오타티(V.Ottati)[17]는 다수의 타인에 의해 상호 교차검증되는 고정관념, 대상자 본인마저도 인정하는 고정관념, 객관적 수치에 의해 참과 거짓을 가릴 수 있는 고정관념 등이 존재한다고 했다.[18] 더불어 클라크 매콜리(C.R.McCauley)는 고정관념이 항상 그렇게 집단 간 차이를 과장하는 것도 아니라고 주장하였다. 문제는 이것이 정말로 그러한지를 알아보고 싶어도, 학계에서 도무지 "고정관념이 정확할 때" 를 주제로 연구를 하지 않아서 확신할 길이 어디에도 없다는 것. 그렇기에 이들은 그런 주제의 연구들이 충분해야 균형이 잡힌 설명이 가능하다고 본다. 물론 이들 역시, 정확한 고정관념이라 할지라도 사회에 위험하기는 매한가지라고 잘라 말했다.
물론 대다수의 사회심리학자들은 이런 주장에 조심스러운 입장을 취하며, 적지 않은 경우 회의적이다.[19] 편견 연구의 권위자인 찰스 스탠저(C.Stangor)는 고정관념 정확성을 이슈화시키려는 움직임에 대해서 "잠재적으로 오용의 위험이 있고, 학문적으로도 생산적이지 못한 시도" 라고 일축했다. 또한 고정관념이 얼마나 정확한가를 살펴보는 것보다는, 차라리 그 고정관념이 적용되는 것이 얼마나 정확한가를 살펴보는 게 더 나을 것이라고 반론하였다.
의외로
물론 학계에서도 때때로 고정관념이 정확할 때도 있음은 알고 있었고, 이 때문에 캠벨과 같은 초창기 연구자들은 진실의 핵(Kernel-of-truth) 가설이라고 불렀다. 고정관념이 아주 생뚱맞은 이야기를 하는 것은 아니며, 어느 정도는 그 집단에 대한 진실을 반영하고 있을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트리안디스(Triandis)와 바실리우(Vassiliou)는 그리스 사람과 미국 사람을 연구하여 다음과 같은 결론을 얻었다. "특정 집단에 대한 고정관념이 해당 집단에 대한 직접 지식을 가지고 있는 사람에게서 획득된 것이라면 여기에는 일정부분 진실이 담겨 있다."
50-60년대에 고정관념의 정확성에 대해 진지하게 궁금해하던 사회심리학계는 1970년대 들어서면서 변화를 맞이했다. 수많은 항쟁과 시위, 인권운동 등이 대두되면서 인권과 사회적 소수자들이 강조되었고, 마침 정보처리이론을 통해 인간이 저지르는 수많은 편향과 오류들이 학계에 속속 보고되면서, "사회적 약자들을 향해서 우리가 잘못된 생각을 너무 많이 갖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자성이 나타났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고정관념이 때로 정확할 수도 있다는 생각은 그 입지를 잃어버렸고, 사실상 '고장난 시계도 하루 두 번은 맞는 법이지' 정도의 대접을 받게 되었다.
고정관념 정확성에 대한 논쟁은 두 차례 수면 위로 다시 떠올랐는데, 첫째는 80년대 후반과 90년대 초반에 있었던 대인지각(person perception) 연구자들의 성과에 고무되어 나타난 것이다. 이들에 따르면 사람들은 불과 1초도 되지 않는 찰나에 낯선 사람의 얼굴만 보고도 그 사람이 얼마나 외향적인지 아니면 내향적인지를 (그 사람 본인의 자기평가와 비교할 때) 믿을 수 없을 만큼 정확히 알아맞힐 수 있다. 사람이 타인을 인식하는 것이 기존에 생각하는 것보다 꽤 정확하다면, 고정관념 역시 재평가가 필요한 것일지도 몰랐다. 둘째로 주목받은 것은 2015년 이후의 현대의 일로, 사회심리학계가 좌편향되어 있어서 특정 이슈들에 대해서는 연구를 꺼리는 게 아니냐는 학계 내부의 자성이 나타나면서 다시 강조된 일이다. 2010년대 중엽에는 실제로 관련 심포지엄이나 핸드북들이 줄줄이 쏟아졌는데, 이때의 분위기는 조너선 하이트를 비롯한 도덕심리학자들의 화력지원(?)이 상당히 컸다.
여하튼 고정관념이 의외로 정확할 수 있다는 주장은 몇몇 논자들에 의해 꽤 고집스럽게 견지되어 왔다. 리 주심(L.Jussim)에 따르면 고정관념은 생각만큼 부정확하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항상 정확한 것도 아니며, 단지 "부정확성" 이 고정관념의 핵심 특성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한다. 많은 경우 고정관념은 부정적이고, 부정확하며, 자문화 중심주의적이고, 왜곡되어 있지만, 그것은 고정관념이 원래 그렇기 때문이 아니며 다른 제3의 변인이 존재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빅터 오타티(V.Ottati)[17]는 다수의 타인에 의해 상호 교차검증되는 고정관념, 대상자 본인마저도 인정하는 고정관념, 객관적 수치에 의해 참과 거짓을 가릴 수 있는 고정관념 등이 존재한다고 했다.[18] 더불어 클라크 매콜리(C.R.McCauley)는 고정관념이 항상 그렇게 집단 간 차이를 과장하는 것도 아니라고 주장하였다. 문제는 이것이 정말로 그러한지를 알아보고 싶어도, 학계에서 도무지 "고정관념이 정확할 때" 를 주제로 연구를 하지 않아서 확신할 길이 어디에도 없다는 것. 그렇기에 이들은 그런 주제의 연구들이 충분해야 균형이 잡힌 설명이 가능하다고 본다. 물론 이들 역시, 정확한 고정관념이라 할지라도 사회에 위험하기는 매한가지라고 잘라 말했다.
물론 대다수의 사회심리학자들은 이런 주장에 조심스러운 입장을 취하며, 적지 않은 경우 회의적이다.[19] 편견 연구의 권위자인 찰스 스탠저(C.Stangor)는 고정관념 정확성을 이슈화시키려는 움직임에 대해서 "잠재적으로 오용의 위험이 있고, 학문적으로도 생산적이지 못한 시도" 라고 일축했다. 또한 고정관념이 얼마나 정확한가를 살펴보는 것보다는, 차라리 그 고정관념이 적용되는 것이 얼마나 정확한가를 살펴보는 게 더 나을 것이라고 반론하였다.
의외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