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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택적 함구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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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천안장애인성폭력상담소 조회 1,229회 작성일 22-09-08 1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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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에서 입을 열지 않는 아이

선택적 함구증은 친숙한 환경이나 가까운 사람과 있을 때는 말을 잘하다가도 특정한 상황에서는 전혀 말을 하지 않는 문제행동을 의미한다. 이런 행동을 보이는 아이들은 가족과 함께 있을 때는 아무런 문제가 없고 말도 잘한다. 그런데 낯선 사람이 옆에 있거나, 낯선 장소에 가면 입을 열지 않는다. 말만 안 하는 것이 아니라 모든 의사소통 수단을 닫아 버린다. 눈을 맞추지도 않고, 몸짓을 보이지도 않고, 표정에도 변화가 없다. 선택적 함구증의 구체적인 특징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 평소에는 말을 잘하다가도 낯선 장소, 낯선 사람 앞에서는 침묵한다.
• 그런 선택적 침묵이 학습이나 학교생활에 지장을 준다.
• 말을 하지 않는 기간이 1달 이상 지속되었다.
• 언어에 대한 지식이 없어서 말을 못하는 것이 아니다.
• 이런 문제행동이 다른 정신질환이나 발달장애, 언어장애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다.

 

드문 병이지만 사회성 발달에 나쁜 영향을 미쳐

선택적 함구증이 발생할 확률은 매우 낮아서 1% 미만의 초등학생에게서 발견된다. 연령이 어릴수록, 특히 미취학 아동에게서 발생할 확률이 더 높다. 선택적 함구증을 보이는 아이라 하더라도 증상은 매우 다양하다. 다른 사람 앞에서 별다른 경계심을 보이지 않고 잘 놀면서 말만 하지 않는 아이가 있는가 하면, 자신을 대신해서 이야기해줄 친구와 다니는 아이도 있다. 고개를 끄덕거리거나 흔드는 정도의 의사 표현을 하는 아이가 있는 반면, 어떤 아이는 아무런 행동이나 몸짓도 하지 않는다. 초등학교 3학년 동안 학교에서 한마디도 하지 않는 아이도 있다. 이런 행동이 중·고등학교에 갈 때까지 이어지기도 한다. 드물지만 학교에서는 이야기하면서 집에서는 입을 다무는 아이도 있다. 흔한 병은 아니지만 일단 발병이 되면 아이의 사회성과 학습에 나쁜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

 

낯선 상황을 두려워하는 아이들

선택적 함구증이 있는 아이들은 어렸을 때부터 낯선 사람들이 많은 상황에 놓이게 되면 매우 불안해한다. 이런 아이들은 대체로 어렸을 때부터 낯가림이 심하고 고집이 강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어렸을 때의 큰 사고나 안 좋은 경험에 대한 기억과는 그다지 상관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선택적 함구증이 있는 아이 중에 분리불안 증세를 보여주는 아이들도 꽤 있지만, 학교거부로까지 발전하는 경우는 많지 않다.

 

최근 연구에 따르면 선택적 함구증은 사회공포증의 한 종류다. 사회공포증은 사람들 앞에 서거나, 사람들의 평가를 받는 상황에 대한 불안과 두려움으로 사회생활에 어려움을 겪는 불안장애의 일종이다. 다른 사람을 보고 있으면 목이 막히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고 호소하는 아이들도 있다. 이런 증상은 내성적이고 수줍음이 많은 아이에게서 주로 발견된다. 대략 5% 정도의 아이들은 새로운 환경을 극도로 불편해하거나, 심지어 거부하는 성향이 있다고 한다.

 

유아기에서 볼 수 있는 기질 혹은 성격은 학교에 입학하는 시기까지 남아서 아이들에게 영향을 미친다. 불안장애는 그런 내성적인 아이들에게서 자주 발견된다. 그런 아이들은 자신의 불안이나 공포를 극복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다. 선택적 함구증은 이런 내성적인 면이 특이하게 표현되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낯선 환경이나 사람, 사회적인 상황에 대한 긴장감이나 불안을 제대로 다스리지 못해서 침묵하게 된다.

 

아이가 입을 닫고 아무 말도 하지 않는 상황이 되면 어떤 부모는 아이를 대신해서 말을 하기도 한다. 이렇게 하는 것도 어느 정도까지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 그런데 이런 상황이 오랫동안 계속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선택적 함구증이 발견되는 시점에서는 아이는 이미 몇 년 동안 낯선 환경에서 말을 하지 않는 데 익숙해져 있다. 그럴 때 억지로 말을 시키게 되면 분노발작을 일으키거나 반항적인 태도를 보이기도 한다. 선택적 함구증은 내성적인 아이의 성향과 부모의 과잉허용이 함께 만든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낯선 상황에서 말을 하지 않는 것을 너무 내버려두는 것은 좋지 않다.

저절로 낫는 경우도 많아

 

선택적 함구증은 보통 몇 주일, 몇 개월 정도 지속되는데 심하면 몇 년 동안 지속되는 경우도 있다. 선택적 함구증을 앓았던 아이 가운데 30% 정도는 별다른 도움 없이도 좋아지는 것으로 보고되었다. 학교를 졸업할 때가 되면 어느 정도 호전되는 경우도 많다.

선택적 함구증을 보이는 아이들에게 나타나는 문제는 다음 세 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 사람들 앞에 서는 것을 매우 두려워한다.
• 가족들 외에 다른 사람들 앞에서 말을 하는 데 익숙하지 않다.
• 누군가 자신을 대신해서 말해주거나 그런 상황을 묵인하는 것에 익숙해져 있다.

 

이런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놀이치료, 행동치료, 약물치료를 종합적으로 시도하여, 사회적인 상황에 대한 불안감을 낮추고 의사소통 기술을 높이는 데 주력한다.

 

선택적 함구증을 치료하는 데는 부모의 역할이 거의 절대적이다. 우선 아이가 언제 말하고, 언제 말하지 않는가를 주의 깊게 관찰하여 가능한 한 불안이 적은 상태에서부터 서서히 대화를 유도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때, 평상시 이야기를 잘 나누던 사람이 함께 있다면 부담을 많이 줄일 수 있다. 필요하다면 말을 잘할 때의 모습을 캠코더로 찍어두고, 아이가 있는 자리에서 다른 사람에게 보여주는 것도 도움이 된다. 사람이나 낯선 환경에 대한 불안을 조금씩 없애주는 것으로 선택적 함구증은 상당히 좋아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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