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박자 더디 가도 늦지 않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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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천안장애인성폭력상담소 조회 903회 작성일 22-09-22 16:29본문
강물이 느리게 흐른다고 강물의 등을 떠밀진 마십시오.
“빠름 빠름 빠름~” 서너살짜리 꼬마 아이들도 흥얼거리는 누구나 아는 광고 광고 음악이다. 속도중독증의 시대, 삶에 브레이크를 거는 법을 잊어버린 한국인들이 넘쳐나고 있다. 엘리베이터를 타도 꼭 닫힘 버튼을 눌러야 직성이 풀리고, 차가 막히면 속이 타들어가고, 한 손으로 햄버거를 먹으면서 한 손으로는 스마트폰을 들여다보고 있는 사람들이 바로 한국인들이다.
심지어 이메일을 주고받거나 만났을 때 하는 인사말도 “요즘 바쁘시죠?”하고 묻는다. 그러면 상대방은 바쁘지 않아도 “정신없죠, 뭐”라고 응수한다. 은근히 바쁘게 살고 있다는 사실을 내비쳐야 소위 말하는 ‘잘 나가는’ 사람이 된 것 같은 이유에서다. 한국사회에서 바쁘다는 것은 곧 능력이고 미덕이었으며, 느림은 실패고 죄악으로 간주됐다.
빠름만을 추구하며 살다 보니 각종 부작용이 생겨났다. 사람마다 영혼의 속도, 행동의 속도, 사유의 속도가 다른데, 앞만 보고 달려가느라 아름다운 주변의 풍경은 눈 밖에서 멀어져 갔으며, 목표점을 향해 전력질주 하다 보니 가족이나 소중한 사람들의 손을 놓치기 일쑤였다. 남들보다 조금만 뒤처져도 열등감에 신음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속도의 원심력을 이기지 못하고 튕겨져버린 사람들은 패배감에 시달려야 했다.
아찔한 문명과 세태의 속도에 현기증을 느끼기 시작할 무렵, 사람들은 ‘힐링’을 찾게 되었다. 패스트 푸드의 대항마로 슬로우 푸드가 생겨났고, 느림의 미학을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혜민 스님의 <멈추면 비로소 보이는 것들>과 같이 사람들의 지친 마음을 토닥여주고 위로해주는 책들이 베스트셀러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이유도 이와 같은 맥락에서다. 요즘엔 이벤트고 마케팅이 되어 버린 ‘힐링’이지만 진짜 힐링은 자신의 존재를 좀 더 자각하고, 자신의 내면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살아가는 삶의 자세를 말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한국인들의 고질적인 ‘바쁨 강박’을 내려놓아야 한다. 생의 템포를 한 박자 늦추는 것. 그것이 힐링의 시작이다.
잠시 미뤄두고 제쳐두어도 큰일나지 않는다 아침을 차리고, 빨래를 돌리고, 청소를 하고, 아이들이 돌아오면 숙제를 봐 주고… 바쁨의 흐름이 끊어지는 것을 두려워하며 종종거리듯 사는 주부들이 많다. 어떤 때는 소파가 있어도 잠깐 앉아서 따사로운 햇살을 즐길 시간도 없을 때가 더러 있다. 중요한 것은 이 찰나의 순간은 우리를 기다려주지 않는다는 것이다. 붙잡고 음미하고 싶은 순간이 있다면 붙잡아야 한다. 설거지감이나 빨랫감 좀 미뤄둔다 해서 하늘이 무너지지 않는다.
직선보다는 곡선, 일부로라도 돌아서가라 가장 빠른 길이 가장 좋은 길은 아니다. 가끔은 뜻하지 않게 들어섰던 길에서 소중한 옛 추억과 조우하기도 하는 법. 세상은 여유 있는 자에게만 허락되는 또 다른 세상이 있다지 않은가. 그 세상의 경이로움을 맛보기 위해서는 영혼의 속도를 조금 늦춰야 한다.
좀 오래 걸려도 집에서 만들어먹는 기쁨! 밖에서 사 먹는 음식은 편리하기는 하지만 어떤 양념과 어떤 재료들이 들어있는지 꺼림칙한 것이 사실이다. 하루 한 끼를 먹더라도, 내 몸이 원하는 음식을 깨끗한 재료들로 정성껏 만들어서 천천히 분명하게 맛을 느끼면서 먹어 보자. 육체는 건강해지고, 영혼은 더 풍요로워질 것이다.
자연의 리듬에 따라가라 자연계에는 일정한 리듬이 있다. 인간도 자연의 일부라서 자연의 리듬에 따라야 건강하게 생활할 수 있다. 그런데 불행히도 바쁜 현대인들의 도시엔 밤낮이 따로 없다. 현대인들은 남에게 뒤쳐지지 않으려고, 생존경쟁에서 이기려고 종종 밤을 새거나 낮과 밤이 바뀌어 생활하는 경우가 많다. 수 천 년 동안 밤에 자도록 프로그래밍 된 자연의 섭리를 무시하고, 올빼미처럼 밤에 활동하니 몸에 무리가 갈 수밖에 없다. 대자연의 리듬을 거부하고 건강하게 살 수 있다는 것은 인간의 오만임을 명심하자.
[네이버 지식백과] 한 박자 더디 가도 늦지 않지요 (정신이 건강해야 삶이 행복합니다, HIDOC)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