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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과 정신건강과의 관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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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천안장애인성폭력상담소 조회 779회 작성일 22-09-22 1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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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상한 일이 있거나 고민이 많을 때 이불을 덮고 자고 일어나면 의외로 괜찮아진다. 머리가 맑아진 것 같고, 기분도 상쾌해진다. 반면 잠을 제대로 자지 못한 다음 날에는 신경쇠약에라도 걸린 것처럼 괜히 짜증이 나고, 우울해지기도 한다. 누군가 자는 동안 머리에 마법이라도 걸어놓은 것일까?

이는 잠과 정신건강이 밀접한 관계가 있기 때문이다. 정신적 피로를 해소해주는데 잠 만한 것이 없다. 꿈을 꾸는 동안 낮 시간에 겪은 다양한 일들에 대한 심리적인 반응이 줄어들어 심리적 스트레스 반응이 감소한다. 반면, 수면시간이 부족하거나 깊은 잠을 자지 못하면 잠의 이러한 수혜를 얻지 못하게 된다. 잠을 충분히 못자거나 꿈을 꾸지 못하면 정신적 피로가 쌓여 우울증이 생길 위험이 높다는 연구도 있다.

스트레스 있을 때 잠 못 자는 이유는 ‘이것’ 때문

그러니 잠을 잘 자고 싶어도 잘 자지 못하게 되면 정신건강에 적신호가 켜지는 것은 당연지사다. 잠들기 어렵고, 잠을 자더라도 반복해서 깨게 되는 불면증 환자의 경우가 그렇다. 그들은 보통 자려고 애를 쓰면 쓸수록 잠이 달아나 좌절감과 고통만 커지는 경험을 한다. 피로와 졸음은 항상 따라다니고, 깨어있는 동안에도 정신이 몽롱하다.

이러한 불면증의 원인은 정신적 스트레스 때문인 경우가 많다. 다음 날 중요한 프레젠테이션이나 아침 회의가 있을 때 잠을 설쳤던 경험을 누구나 한 번쯤 해봤을 것이다. ‘중요한 자리에서 실수를 하면 어쩌나’, ‘내일 잘 할 수 있을까’하고 걱정을 하다 보면 긴장이 되고, 초조함과 불안감이 스트레스로 작용해 잠을 방해한다. 그러다 보니 낮 동안 졸음을 느끼고 낮잠을 자기 쉽다. 이런 생활이 반복되면 수면리듬이 불규칙해지고, 불면증이 더욱 심해진다.

정신적 스트레스로 잠을 못 자게 되는 생물학적 원인은 이렇다. 스트레스를 받으면,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졸이 분비되면서 우리 몸의 자율신경계 중 교감신경이 흥분한다. 그 결과 가슴도 두근거리고 온 몸에 힘이 들어가게 된다.

정신적 스트레스가 극대화된 우울증, 조현병, 조울증 등의 정신질환이 있는 환자들이 잠을 잘 못 자는 것도 그 때문이다. 정신질환이 있으면 신경전달물질이 불균형해지면서 기분을 안 좋게 만들거나 생각을 혼란스럽게 한다. 이 같은 정신적 스트레스는 잠에 들기 어렵게 하고, 잠을 자도 깊게 자지 못하고 쉽게 깨게 한다.

특히 대표적인 정신질환인 우울증은 불면과 깊은 관계가 있다. 무기력감과 함께 우울증의 주요 증상 중 하나가 불면증이다. 우울증에 빠지면 뇌의 정상적인 활동에도 영향을 줘 잠을 이루지 못하게 되거나 자더라도 길고 깊은 잠을 자기 어렵게 된다. 하지만, 반대로 우울증이 평소보다 훨씬 많은 잠을 자게 하는 증상인 ‘과잉수면’을 유도하기도 한다.

불면증과 우울증은 동시에 오거나, 혹은 우울 증세로 인해 불면증이 더해지기도 한다. 하지만 반대로 불면증이 지속되면서 우울증을 앓게 되는 경우도 있다. 불면증으로 인한 피로감이 무기력으로 연결되면 일상의 스트레스를 이기지 못해 우울증으로 이어지는 것이다. 불면증이 있는 사람들 중 다수가 우울증에 시달린다는 연구결과가 있을 정도다. 따라서 가끔은 불면을 앞으로 다가올 우울증을 알리는 경보 장치로 해석해도 될 때가 있다.

우울증을 치료하면, 불면에서 벗어날 수도 있지만 가끔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다. 이때 불면을 확실하게 치료하지 않으면, 또 다시 우울증을 겪게 될 수도 있으므로 우울증이 나아졌다고 방치하지 말고, 재빨리 방법을 찾아 치료하는 것이 좋다.

잠을 대체할 수 있는 것은 오직 ‘잠’뿐이다

잠이 정신적 피로를 해소하는 데 중요하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바쁜 일정 때문에 잠을 충분히 잘 수 없는 사람들이 많다. 보통 이럴 경우 휴일 낮 시간을 이용해 낮잠을 자는 것으로라도 잠을 보충하는 것이 좋다.

하지만 낮잠조차 자지 못할 정도로 여유가 없다면 다른 방법으로 해결할 순 없을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No’다. 카페인을 함유하고 있는 각성음료도 부족한 잠의 대안이 될 수는 없다. 카페인 음료를 처음 마실 때, 일시적으로는 각성 효과가 있다. 그러나 며칠 동안 카페인을 섭취하면 우리 몸은 카페인에 내성을 가지게 되어 카페인을 섭취해도 졸음이 줄어들지 않는다. 더 큰 문제는 카페인을 섭취하지 않으면 금단 증상이 생겨서 더 심하게 졸음, 피로, 무기력감, 두통 등을 느끼게 된다. 따라서 카페인이 일시적인 도움을 줄 수 있을 지는 모르지만, 길게 보면 피로와 졸음을 더 악화시킬 수 있다.

잠을 대체할 수 있는 것은 오직 잠뿐이다. 평소 수면시간이 부족해 졸음과 피로를 느낀다면 시간을 내서라도 반드시 잠을 보충해 주어야 한다. 잠은 졸음과 피로를 없애 줄 뿐 아니라, 우리의 정신을 건강하게 하고 자연스럽게 유지시켜 주는 ‘최고의 보약’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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